정보화시대-PR잘해야 기업이 산다

입력 1997-02-20 14:54:00

대구백화점 홍보실 최일봉계장(31). 92년 입사후 줄곧 회사홍보를 대변해온 베테랑이다. 최계장은오전6시면 일어나 조간신문을 한시간동안 정독한다.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경제신문을 포함, 13개의 일간지를 샅샅이 뒤져 뉴스흐름을 읽는다. 신문정독이 끝나기가 무섭게 백화점 매장곳곳을 누비며 사내정보를 체크한다. 오후가 되면 석간신문을 훑어 관련기사를 스크랩하며 사내외중요정보는 사장에게 직접 보고한다. 대외협찬업무와 고객대상 회사이미지홍보도 최계장 몫. 기업PR시대에 홍보맨의 주가가 연일 상종가다. 덩달아 홍보실이 직장내 최고 인기부서로 급부상했고 신입사원들에겐 0순위 희망부서로 대접받는다. 홍보맨은 기업의 안과 밖을 연결한다. 기업정보를 적절히요리해 외부에 알리고 외부에서 보는 기업이미지를 안에 전달하는 첨병이기 때문. 기업들이 홍보를 체계화 전문화하고 사내외 엘리트만을 선발해 홍보맨으로 키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청구는 올해 홍보를 '공격형'으로 바꿨다. 진영도 전문가들로 새로 짰다. 홍보업무를 서울과 대구로 이원화시켜 청구는 대구의 경우 성균관대를 나온 이경동 부사장을 비롯해 경북대 출신인 서영훈부장과 강시현주임, 외국어대를 나온 이진호 주임 등이 뛰고 있다. 현장홍보, 발로 뛰는 홍보를중시하는 우방은 전직 언론인 출신인 박연규 상무를 중심으로 이석대차장 강성운 대리 등이 홍보맨으로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보성은 불경기일수록 홍보가 최고라는 전략. 홍보부를 주택사업부에서 기획조정실 관할로 옮겨 상무이사 차장 대리 등 직급별 정예요원 11명을 포진시켰다. 전직 금융인 출신인 장주효 상무이사를 중심으로 미국 미주리주립대 박사출신인 성덕기 차장이 홍보실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금융권인 대구은행의 경우 홍보실인원이 13명으로 지역기업중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상품광고홍보부인 고객부는 이희신부장 이경희차장 등 6명이,기업문화팀은 장성기팀장과 한상윤계장 등 7명이 실무자로 일사불란한 홍보체계를 구축. 대동은행은 이종주부장, 김상홍차장 등 총 9명이 고객이미지홍보와 중소기업 전담은행으로서 타 은행과 차별화된 이미지홍보에 주력하고 있다.유통업계는 홍보실을 아예 사장직속기구로 위상을 높이고 홍보맨들에 대한 대접이 푸짐하다. 화성산업(주)동아백화점의 경우 홍보실을 사장직속기구로 개편하고 건설과 유통부문을 통합해 홍보실의 권한을 강화했다. 홍보총괄자인 정이영차장은 인사부 등에 잠시 외도한 것을 빼고는 입사후8년째 한우물을 판 '골수홍보통'. 때문에 입사동기들중 가장 빨리 차장으로 승진하는 영광을 누렸다. 건설부문은 임성조계장이, 유통부문은 김준엽주임이 실무자로 일하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문장력, 친절, 애사심, 성실성, 고집 등의 엄격한 선발기준을 통해 사내 최우수인력을 홍보맨으로 키운다. 당연히 신분도 보장된다. 홍보맨에겐 사장실 뿐만아니라 사내 모든 부서를 자유롭게 넘나들수 있는 특권이 주어졌다. 현재 홍보실장인 박병준차장을 비롯 최일봉계장 허남규주임이 맥을 잇고 있다.

잘나가는 홍보맨들이지만 양지만 있는것은 아니다. 회사이미지에 반하는 언론보도나 고객클레임이 발생할 경우 현장을 쏘다니며 몸으로 때워야 할때가 허다하다. 또 때에 따라 '울고', '웃고', '참는' 배우가 돼야 하며 친절도 팔아야 하기 때문. 홍보맨들은 "자존심에 얽매이는 홍보맨은 자격미달"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예측할 수 없는 기업환경에는 홍보가 최고 무기이기 때문에 이제 기업들도 전문적인 홍보지식을 갖춘 홍보전문가 양성에도 눈 돌릴때"라고 말한다.〈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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