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세풍'-도덕성에 바탕한 새판을

입력 1997-02-20 00:00:00

"홍종흠〈논설주간〉"

현정부 들어 우리는 위기의 연속폭발에 하루도 불안하지 않은 날이 없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성수대교 붕괴, 대구지하철 폭발등 이런 대형안전사고에 놀란 가슴을 쓸어앉힐 틈도 없이 강릉무장공비 침투사건이 터졌고 안기부법 개정안과 노동관계법 기습처리로 건국후 최대의 노조파업이일어났다. 그런 노조파업이 채 수습되기도 전에 한보사태가 터졌고 그게 마무리도 안된 상황에서황장엽 망명사건과 이한영 피격사건으로 탈북인사들과 전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우리사회 총체적 위기

이같은 위기의 연쇄폭발은 현정부의 국정관리능력과 직결되는 문제이면서 우리사회의 정치·경제·안보·외교·치안·윤리의식등 모든 분야에 허점과 구멍이 드러난 것을 말해준다. 국민소득 1인당 1만달러 시대를 맞아 선진국 사교모임인 OECD에 가입했지만 그것은 한낱 거품일뿐 실상은허점투성이의 불안한 모습이다. 이같은 위기의 연속폭발을 통해 씻겨나는 거품속에서 그 실상이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이 정부들어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과 1차 책임은 아무리 관련 공직자들이 그 책임을 부인해도 분명히 그들에게 있고 총체적으론 정부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관련 공직자에 철저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대책을 세

우게하는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또 국민의 입장에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공직자나 정부에대해 질책과 비판을 가하는것도 국민된 권리고 도리인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마냥 정부나 공직자의 잘못에대한 비판만 하고 있을때가 아닌 것이다. 나라가 위기로 침몰하는 경우가 생긴다면피해는 우리국민 모두가 입게되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는 숱한 사건, 사고, 비리, 부정에서 보아왔듯이 정부와 공직자의 재발방지 다짐이 얼마나 거짓으로 차있고 허망한것인지를 유사사건의 연이은 재발로 확인해왔다. 국민 스스로가 정신을 차리고 변화하지않으면 거센 파도처럼 잇따라 밀어닥치는 위기에 살아남을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거품 뿐인 물질성장탓

특히 우리는 현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문민민주의 확립과 세계화, 그리고 부패 부조리의 사정, 개혁에 기대를 걸었지만 마지막으로 그같은 기대마저 무너지면서 참담한 심정을 갖게된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스스로 위기의 본질을 통찰하고 그에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가 가진 위기의 본질은 대내적으로 정신적 성숙이 못따르는 물질적 성장이며, 대외적으론 정치적 통일국가를 완성치못한 상태에서 맞이한 경제적 세계화라 할수있다. 우리가 통일을 이룩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남북의 낡은 냉전구조와 북한의 시대착오적 정치체제에도 원인이 있지만 그에 못잖게 우리가 통일역량을 충분히 비축치못한 미숙함에도 원인이 있다. 날치기통과와 같은 비민주성, 한보비리와같은 부도덕성, 노동법파동같은 계층갈등 등이 결국 통일역량을 저해하고 그것이 분단구조의 영구화를 가져올수도 있게하는 내부요인인 것이다. 한반도주변강대국들이 우리의 통일에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상황에선 그같은 내부요인이 통일의 가능성을 멀리하고 그것이 세계화된 경제경쟁에서 경쟁의 발목을 잡는것이다. 우리의 내부에서 이기주의, 한탕주의, 부정부패, 비리, 비민주가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외부적으론 분단으 인한 소모와 장애가 맞물려 지금의 총체적 위기를 빚는다고 할수있다.

이 위기를 푸는 방법은 국민모두 다시 근면, 성실, 정직, 검약정신으로 무장하는 방법뿐인 것이다.나부터 먼저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다시 태어나야 하는것이다.

*아래로부터의 도덕무장

나부터 도덕적 건강을 되찾는것만으론 부족하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다시 태어나 우리 내부에부패와 타락, 독선, 한탕주의등이 싹트지 못하게 해야한다. 우리모두가 도덕적 건강을 회복하자면그같은 목적의 자생적 시민운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시민들의 도덕성에 기초한 지혜가 이 사회를이끌어가게하는 것이다. 정부도, 정치도, 경제도, 교육도, 사회도 이같은 기초위에 새판을 짜야 할것이다. 시기를 놓치면 희망이 사라질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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