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웅 야구인생 슬픈안녕

입력 1997-02-19 14:15:00

'비운의 천재' 강기웅(33·현대 유니콘스)이 자신의 야구 인생을 다 펼치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그동안 은퇴 의사를 수차례 밝혀왔던 강기웅은 17일 소속팀 현대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함에 따라 애환 많은 그라운드를 뒤로 하고 야구계를 떠나게 됐다.강기웅은 대구고와 영남대를 거쳐 국가대표로 각종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등 아마 시절 이견이없는 최고의 타자였다.

4할에 육박하는 평균 타율과 날렵한 내야 수비,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 등으로 어느 한 부분 흠잡을 데 없는 '야구 천재'였지만 삼성 라이온즈에서 보낸 프로 경력은 부상과 불화의 연속이었다.8년 통산 타율 0.292, 홈런 61개, 타점 3백4개, 도루 1백11개를 마크한 강기웅은 데뷔 첫 해인 89년과 91년, 92년, 93년 등 4차례나 3할 타율을 기록했으나 잦은 부상으로 전 경기에 출장한 해는92년 한번 뿐이었다.

허리 부상에 시달렸던 95년에는 고작 55경기에서 타율 0.271에 그쳐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11경기에만 얼굴을 내밀어 타율 0.167을 기록했다.

스파르타식 훈련을 강조하는 백인천감독은 95년말 삼성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강기웅의 훈련 태도가 느슨하다며 심한 질책과 함께 오키나와 전지 훈련에서 제외시켰다.

감독의 눈밖에 나 경기 출장 기회를 잃은 강기웅은 벤치에서 96년을 보냈고 시즌 뒤에는 현대 유니콘스의 이희성, 최광훈과 2대1로 트레이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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