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中國은 빠른 결단을

입력 1997-0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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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비서의 한국망명행이 마지막 진통을 치르고 있는 것같다. 당사국인 북한은 사건초부터 견지해오던 초강경자세를 풀고 '변절자는 갈테면 가라'며 황비서의 망명을 수용하는듯한 자세를 시사하고 있다. 또 사건발생지인 중국은 "황비서는 한국의 영토와 동일한 법적지위를 갖는 치외법권지역에 머물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이 사건의 해결은 남북당사국의 대화로 해결해줄 것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북한이 황비서의 망명을 인정하면서 한발짝 물러서고 중국이 모든 여건을 이해하면서 국제관례에따른다해도 이 사건이 하루 아침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왜냐하면 중국의 입장에선 황비서는 워낙 거물인데다 망명에 따른 북한내부의 파장과 잇딴 중국쪽의 후속 탈북가능성을 고려하면 신중에 신중을 기하려는 의도를 가질수도 있음을 짐작할 수있다.

그러나 중국이 외교부 브리핑형식으로 밝힌 공식입장은 황비서의 한국망명은 거의 기정사실화된것으로 볼수 있으나 다만 시기와 경유지가 다소 문제인 것같다. 첫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의 사태해결이 필수조건이었는데 이는 북한측의 수용시사로 해결될 것으로보인다. 둘째 황비서의 현재 위치를 중국영토가 아닌 치외법권지역이라 말한 점도 중요한 가치를지닌다. 셋째 중국정부가 황비서의 자유의사를 확인했으며 넷째 북한의 체면을 위해 제3국 경유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건 발생 초기에는 황비서의 망명요청이 북한의 체제에 동요를 일으킴은 물론 중국을 사이에 둔남북한간의 마찰이 예사롭지 않은데다 미국과 일본등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까지 엉겨붙어 단시일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북한이 황비서의 망명파장이 국내로 몰아칠땐 오히려 역효과날것을 우려한 나머지 포기하되 실속을 챙기는 쪽으로 돌아선 것이 결국 중국의 부담을 덜어 줬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이제 국제관례와 보편적 규범에 입각하여 객관적 입장으로 이 사건을 주관하게 된다면 크게 고민하지 않고 쉽게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괜히 북한을 미국에 접목시켜 황비서의 제3국 경유지를 미국행으로 못박는다든지 황비서의 중국 체류기간을 질질끌면서 관계 당사국들로 하여금 필요이상 긴장시켜서는 안된다.

해답은 분명하고 이미 정해졌다. 황비서일행을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보내주어야 한다. 그렇게해야만 제2 제3의 테러를 막을 수 있는 길이며 북한의 도발의욕을 꺾는 길이다.중국정부는 황비서 일행이 중국을 떠날때까지 철저한 보안과 경비로 망명객들의 신변을 안전하게지켜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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