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대통령 아들 방패로 행패" 맹비난

입력 1997-0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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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의 한보연루설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김씨가 자신의 연루설을제기한 국민회의 인사들을 18일 대거 검찰에 고소하자 국민회의측은 "현철씨는 검찰조사뿐 아니라 국정조사 증언대에도 서야 한다"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김씨는 몇차례나 고소장 제출을 연기한 끝에 이날 국민회의 정동영대변인과 한영애, 설훈, 이상수, 김경재의원, 이영일홍보위원장 등 6명을 고소했다.

김씨가 이처럼 예상과 달리 국민회의 의원들을 무더기 고소한 것은 국회국정조사특위의 증인채택요구 등 야권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국민회의측의 자세는 더욱 강경하다. 일단 검찰 소환조사에는 불응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는 국민회의는 김씨가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은국회의 국정조사 증인채택 요구에 유리하게작용할 것으로 보고 김씨의 고소장 제출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정동영대변인은 "법은 대통령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며 "고소를 남용하는 현철씨의 행태는 대통령 아들이라는 것을 방패로 행패를 부리는 것"이라고 호되게 비난했다. 정대변인은 이어 "지난 4년간 이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고 온갖 의혹의 진원지가 된 사실 하나만으로도현철씨는 증언대에 서야 한다"며"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대통령 아들로서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씨의 당진제철소 방문설로 한보연루 의혹을 정면제기한 한영애의원은 "현철씨의 안방에 내가왜 가느냐"며 검찰 출두를 거부하고 국회의원이 국민여론을 수렴해 설령 정치공세를 폈다손 치더라도 후안무치하게 헌법기관인 의원을 고소할 수 있느냐"고 대응했다.

한의원은 또 "대통령도 사랑의 회초리를 들어 자숙시켜야 했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방임한다면탄핵을 요청해야겠다"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김씨의 해외출국 또는 구속을 요구했던 설훈의원은 "재판정에서 김씨를 만나면 할 말이 많은데고소당하는 형식으로라도 김씨를 재판정에 끌어 내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밖에 김씨와 정보근 한보그룹회장의 애틀랜타회동설을 제기한 이상수의원은"국민을 두려워하지않는 오만한 자세이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면서도"고소장을 보고 나서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말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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