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농촌 폐비닐 보온 덮개 오염실태

입력 1997-02-18 14:50:00

최근 출장길에 경북의 한 농촌마을을 지나던 영남대 환경공학과 이철희교수는 농민들이 비닐하우스에서 나온 폐비닐을 불태우는 모습을 보고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대학 인근의 경산시 농촌지역에서도 폐비닐이 불법소각되는 모습을 간간이 보아왔던 터라 환경오염을 우려하지 않을수 없었다.

도시에 비해 맑은 농촌의 대기가 폐비닐 소각등으로 점차 오염되고 있다.

농촌지역에는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이후 농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성주, 칠곡, 고령등 대구 인근지역을 중심으로 하우스 재배면적이 급격히 늘면서 폐비닐수거량도 늘고 있다. 현재 경북지역은비닐을 이용한 농토면적이 1만7백여ha, 대구는 7백60여 ha로 1㎡당 75g의 폐비닐이 발생한다.한국자원재생공사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의 하우스 재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비닐량은 연간 1만8천여t. 지난해 경우 이중 1만1천t을 수거 목표량으로 정했으나 8천5백t을 수거하는데 그쳤다.나머지 1만t가량의 폐비닐은 민간업자가 수거해 재생이용하거나 농민들이 임의로 처리한 것으로파악되고 있다. 민간업자가 수거해가는 비율은 미미해 대부분이 소각, 매립등 불법처리되는 형편이다.

게다가 비닐하우스 보온용 덮개는 재활용이 불가능해 수거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폐비닐에 비해오염원이 될 가능성이 훨씬 많다. 보온용 덮개는 수명이 5년으로 1㎡당 5백g으로 폐비닐보다 10배가량 많이 발생, 연간 1만7천여t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렇듯 허술하게 처리되는 폐비닐, 보온용 덮개를 소각하거나 땅에 파묻을 경우 이산화탄소(CO2), 아황산가스(SO2)등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키고 수백년간 썩지않는 특성으로 인해 토양을오염시키게 된다.

이와 관련, 비닐의 썩지 않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90년대 초부터 '썩는 비닐'을 개발하는등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93년 환경처(환경부 전신) 조사에 따르면 썩는 비닐의 분해도가 10%%에 불과한데도 완전 무공해라고 오인한 소비자들이 이를구입, 사용한뒤 마구 버리는 남용 사례가 지적됐었다.

또 보온용 덮개의 경우 폐비닐과 같이 재생 가능한 재질로 개발해 수거, 재활용과정을 거치게 함으로써 오염원이 되지않도록 할 필요도 있다.

영남대 이철희교수는 "농촌지역에서 발생하는 폐비닐이 농민들에 의해 임의로 처리되는 경우가많다"며 "폐비닐과 보온덮개 처리과정을 보완, 환경오염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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