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조사... 야권반응

입력 1997-02-17 14:43:00

김영삼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17일 국민회의 한영애, 설훈의원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 금명간검찰에 고소인 자격으로 출두하기로 함에 따라 야권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그동안 한보의 배후 핵심으로 현철씨를 지목해 온 국민회의는 현철씨가 정작 검찰조사에 응하겠다고 나오자 이날 간부회의를 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자민련도 현철씨가 국민회의측 의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키로 하자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며 한보사건과 관련해 현철씨문제를 국회 국정조사에서 적극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회의 정동영대변인은 이와 관련 "현철씨가 우리당 의원들을 고소키로한 것은 국민적 의혹을비켜 가려는 잔꾀"라며"이번 사건의 본질은 명예훼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특혜대출 의혹을 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철씨가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증인채택 요구를 모면하기 위해 검찰에 자진 출두하는 형식으로 야당이 제기하는 관련 혐의를 벗으려는 적극적인 수순밟기에 들어갔다고보는 것이다.

자민련도 현철씨의 고소방침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자민련은 현철씨 조사가 국민회의와의 공방 형식을 띠고 있지만 검찰의 현철씨 수사가 해명성 모양갖추기가 될 공산이 크다며우려를 표시했다.

안택수대변인은 17일 "검찰의 현철씨 조사는 한보특혜 대출에 대한 외압을 규명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현철씨에게 면죄부를 주기위한 해명성수사가 돼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현철씨의 직접적인 고소 당사자인 국민회의측은 일단 피고소인인 한영애, 설훈의원에 대한 검찰출두를 유보시키면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방침이다. 국민회의 김대중총재는 그동안 당무에 거의 참석하지 않았으나 이날은 간부회의에 직접 참석해 대책 마련을 진두지휘했다.국민회의는 이날 간부회의에서 현철씨에 대한 수사가 미봉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하고 현철씨 고소와 관련해 당의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마련했다. 국민회의는 특히 이번 기회에현철씨와 한보 정보근회장의 친분설, 현철씨의 당진제철소 방문여부, 한보창고에 현철씨 저서가발견된 경위, 한보사태를 조기 봉합한 김기수검찰총장, 최병국대검중수부장의 퇴진문제를 적극 거론하기로 했다.

검찰이 한보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려는 와중에 현철씨가 검찰에 출두할 뜻을 밝힘에 따라야권과 현철씨의 공방이 본격화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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