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고소장 제출시기 저울질

입력 1997-02-17 00:00:00

○…한보특혜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정태수(鄭泰守) 한보총회장의 구속만기일인 19일을 3일 앞두고 휴일인 16일에도 밤늦게까지 마무리 수사에박차를 가하는 모습.

이정수(李廷洙)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밤 기자들과 만나 "정총회장 구속만기일까지 구속피의자9명의 공소유지를 위한 보강조사와 공소장 작성은 물론 수사결과 발표문까지 만들어야 돼 시간이너무 촉박하다"며 하소연.

이기획관은 또 김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19일 이후 검찰에 출두하겠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고 기자들이 지적하자 "현철씨 출두문제는 고소장이 접수된 뒤에 거론하자"며 "고소장이 접수되면 통상적인 관례대로 고소인과 논의해서 적당한 시기를 택해 고소인 조사를 벌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

○…검찰은 현직장관과 현직 국회의원, 전·현직 은행장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 수사에대한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자 내심 불쾌한 표정이 역력.

검찰의 한 수사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인사들 대부분이 '끈떨어진 전직'이 아니라 현직일 뿐만 아니라 내무장관과 여·야 실세의원등 결코 만만치 않은 사람들인데도 '검찰의 수사의지가 없다'고 비난하는 여론이 야속하다"고 불평.

이 관계자는 이어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검찰수사를 비난하기보다는 이번 사건이 일어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다시는 이같은 불행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것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역설.

○…한보특혜의혹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최병국검사장)는 16일 김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국민회의 한영애(韓英愛)·설훈(薛勳)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곧 고소키로 함에 따라 고소인 자격의 현철씨를 언제쯤 불러 조사할지 소환시기를 놓고 혼선.

○…최중수부장은 현철씨 조사시기에 대해 "고소장이 접수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조사하겠다"고밝혀 현철씨가 17일중 고소장을 낼 경우 가급적 오는 19일 한보수사 중간결과 발표전 이번 사건에 대한 항간의 의혹을 풀어보겠다는 기대 심리를 표출.

검찰은 그러나 현철씨측이 수사결과 발표전에 조사받을 경우 자칫 피의자로 비쳐질 것 것등을 우려, 고소장 제출을 19일 이후로 미룰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이같은 기대감에서 벗어나는 눈치.

검찰 관계자는 "어차피 피고소인이 될 국민회의 의원들에 대한 조사가 19일 이후에야 가능한 점등으로 볼때 현철씨가 17일중 고소장을 내더라도 즉시 조사하기보다는 수사결과 발표이후 별건으로 조사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피력.

○…검찰은 현철씨 조사가 한보 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는 수순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유력하게 나도는데 대해 민감한 반응.

최중수부장은 현철씨의 당진제철소 방문설 등과 관련, 현철씨의 검찰 출두전"당진제철소장을 먼저 불러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을 밝힐 수도 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하는것이 바로 거꾸로 된 수사"라고 말해 현철씨 수사가'해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수사 원칙'에 입각해 이뤄질 것임음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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