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물고뜯기, 여야 "닥치는대로"

입력 1997-02-15 00:00:00

한보사건과 관련해서 야권이 김영삼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자 이를 되받아 여당의 강삼재사무총장이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여야가 극한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4일에도 두 총재의 아들들을 거론하며 공방을 벌였다.

○…국민회의는 이날 법무부의 서면답변 자료를 인용, "김영삼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와 정태수한보총회장의 3남 보근씨가 지난해 7월 29일부터 8월 7일사이에 미국에 함께 있었다"며 두 사람의 밀접한 관계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한국당의 김충근부대변인은 "우리당이 출입국 관련자료를 확인해 본 결과 현철씨는작년 7월 18일 출국, 26일 입국했으며 정씨는 7월 29일 출국, 8월 17일 입국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출입국 날짜가 완전히 어긋하는 두사람이 애틀랜타에서 만났다면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귀신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대통령 차남인 현철씨보다 한살 차이가 나고 주소도 비슷한 동명이인(同名異人)을 착오한 것으로 밝혀내고 성명을 취소하는 해프닝을 보였다.

○…신한국당도 맞불을 붙였다. 김철대변인은 이날"김대중총재는 3남 결혼식때 모재벌총수가 청와대 지시라면서 재벌 자금과 청와대 자금 3억씩 모두 6억원을 갖고 온적이 있는데 그중 재벌의3억원은 받았다고 말했다"며 재벌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의 설훈부대변인은 "이는 이미 밝혀진 내용으로 조건없는 정치자금이었다"면서 "한보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김철대변인은 다시 재벌 이름을 밝힐 것을 촉구했고 국민회의의 정동영대변인은"야당에게정치자금 준 기업에게 불이익이 돌아오는 것이 뻔한 상황에서 어떻게 밝히느냐"면서 "신한국당은정부출범이후 기업으로부터 받은 1천억원의 지정기탁금 내역은 왜 안 밝히느냐"고 역공하는 등지루한 말싸움은 한보파문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끝이 없을 것 같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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