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서울행' 장기화 될 듯

입력 1997-02-14 15:24:00

"한중 외무회담-망명문제 집중논의"

[싱가포르연합] 한중양국은 14일 싱가포르에서 양국외무장관회담을 갖고 황장엽(黃長燁) 북한노동당비서의 한국망명문제를 논의했으나 중국측이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황비서 서울행 협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무장관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유종하(柳宗夏)외무장관은 이날 오전 만다린 오키드 호텔에서 전기침(錢其琛)중국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황비서의 망명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유장관은 회담예정시간인 30분을 넘겨 47분간 진행된 회담을 마친뒤 기자들에게"오늘은 기초적인이야기만을 나누었다"면서 "앞으로 중국측과 논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유장관은 "중국측은 갑작스럽게 사건이 발생해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서"상황 파악을 할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유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황비서 자신이 한국으로의 망명을 요청한 만큼 본인의 자유의사를 존중,관련 국제법 원칙에 따라 한국에 올 수 있도록 중국측이 적극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유장관은 특히 황비서의 자유의사 확인을 위해 필요할 경우 유엔고등난민판무관(UNHCR)의 입회아래 이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한국으로의 망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중국측이 협조해 줄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부장은 이에대해 모든 당사국들이 이번 상황에 대해 전체적인 시각을 갖고 냉철한 이성으로 대처하기를 바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당사국들이 이번 상황을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장관은 이와함께 대만핵폐기물의 북한이전문제가 한반도 전체의 환경과 우리국민의 안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중대한 문제라는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이의 저지를 위한 중국측의 협조를 요청, 중국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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