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로 온나라가 들끓고있는 가운데 검찰수사가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려는 기미다. 온갖 유언비어의 난무와 개탄 속에서 '혹시나'하고 기대를 걸었던 지역민들은 또다시 좌절과 분노에 빠졌다. 1천억달러에 달하는 외채,'부도 도미노'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기업, 자포자기한 국민들….지난해 무역수지 적자 2백6억달러, 지방평균(서울제외) 어음부도율 0·58%%등 최악의 경제지표를 쳐다보노라면 우리경제가 힘 한번 못써보고 허물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사회전체를 짓누르고 있는 판이다.
나라가 이모양인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대권경쟁이란 '추한 정쟁'에만 빠져 있다. 내 탓은 없고 전부 네 탓뿐이다.
정작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은 일반 국민들이다. 지역민들은 "이 정부에 무엇을 기대하겠느냐"는냉소 속에서도 '속시원한 수사'를 통한 희망있는 정치, 살맛나는 사회에 대한 한가닥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임충규씨(46·공무원)=10%% 경쟁력 강화를 내세워 전 부서의 예산을 삭감, 허리띠를 졸라매게해놓고 정치인과 장관은 수억원씩 검은 돈을 챙겼다. 특히 전내무장관은 노동법 개정파문때 파업노동자들에게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하며 엄정한 법집행을 하겠다는 담화문까지 발표했다. 뇌물먹은 장관을 모시는 공무원들의 말을 국민들이 듣겠는가.▲이동한씨(32·회사원·대구시 수성구 고산동)=국민들은 검찰수사를 믿지 않는다. 문민정부도 믿을수 없다. 특별검사제를 도입,국민들의 의혹을 한점 남김없이 해소해야 한다. 국민들의 신뢰를회복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파악하라.
▲김영관씨(59·상인·달서구 성당동)=5만명에게 1억씩 주면 5조원이 된다·대구시민한사람마다2백만원씩 돌아가는 셈이다. 아무리 열심히 벌어도 한달 순수익 2백만원을 넘기기 어렵다. '꺾기'로 은행이 먹은 돈과 떡값으로 정치인에게 흘러간 돈은 결국 국민 혈세가 아닌가.▲30대 경찰 간부= 문민정부는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70년대말엔 그래도 뚜렷한 국정지표가 있었지 않느냐. 대통령이 명확한 태도를 표명해야 한다.
▲이창우씨(대구 남부지방노동사무소장)=한보사태로 온나라가 혼란에 빠져 걱정스럽다. 특히 노동법 재개정 문제는 시급하고 중요하다. 한보사태와 별도로 정치권이 빨리 이문제를 매듭지어 위기에 빠진 경제를 살려야 한다.
▲임진용씨(27·경북대 4년)=한보사태로 현정권은 개혁을 추진할 힘도 기반도 모두잃었다. 다른대형비리 사건처럼 이사건도 여야 정치권의 야합으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수사가 김영삼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에 대한 의혹을 씻지못할 경우 국민의 정치불신은 회복되지 않는다.▲권오준씨(30·은행원)=한보사태는 정치권의 대출압력에 취약한 은행의 구조적 관행이 빚은 결과다. 정치권-은행-기업사이의 '검은 고리'를 끊지 않으면 국민들만 피해를 입는다. 정경유착 비리가 한번이라도 속시원히 밝혀지는 꼴을 보고 싶다.
〈경제부·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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