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꾸가와 이에야스가 어린 나이에 볼모로 잡혀가는 미미한 변방 봉토의 주군(主君)신분이었음에 도 훗날 천하의 대권을 잡을수 있었던 것은 가문의 대로(大老)들을 포함한 가신(家臣)들의 충성심 과 그들 스스로가 창출해낸 가신그룹의 자긍심 덕분이었다.
의리의 고향 미까와 출신을 자랑으로 알고 언제나 미까와의 무사 임을 내세우며 주군에 대한 충성을 다했던 도꾸가와의 가신들은 애초부터 가난하고 힘없는 주군에게서 대권후의 후광효과를 기대하고 매달려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대권장악을 눈앞에 둔 전쟁에서도 서로 선봉장에 뽑히려고 다투었다. 공을 다투려는 경쟁 이 아니라 전사할 확률이 더 큰 선봉부대에 앞장섬으로써 자랑스럽게 죽겠다는 충성심의 경쟁이 었다.
그러한 가신그룹들 중에는 이에야스가 대권을 잡은뒤 황궁주변에서 영화를 누리는 대신 고향 미 까와로 낙향, 그 옛날 가난했던 미까와의 무사 로 남으려한 가신들이 적지 않았다. 공신(功臣)임을 빙자해 권력핵심 주변에서 벼슬자리나 나눠 차지한채 그동안 평생 별볼일 없던 주군을 따라 다니며 겪은 고초와 가난을 한꺼번에 벌충하려드는 한심한 가신은 없었다는 것이다. 더우기 그러한 사리사욕을 위해 주군을 속이거나 배신한 가신은 없었다. 그러한 가신의 충성스런 기개와 미까와 무사 의 정신이 도꾸가와 막부와 쇼오군 시대를 삼백년 가까이 지탱하게 했다. 한보사태의 진전 모습을 보면서 도꾸가와 가신들이 지녔다는 미까와 무사의 자긍심이 떠오른 것 은 YS가신들에게는 그들 가신그룹의 정신과 기개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서다. 그나 마 갖다붙일 만한 상징적 이미지였던 민주투사 라는 이미지도 집권후 낙하산 감투나누기와 날치 기 국회 운용이라는 비민주적인 폭력적 모습에서 서서히 퇴색돼 왔다. 그리고 한보사태는 드디어 그들 YS가신의 감춰져 있던 본색깔을 극명하게 벗겨내고 말았다. 짐 작컨데 한보사건이 터지자 마자 주군인 YS로서는 소문에 떠오른 가신들을 놓고 칼국수 먹은 내 마음을 아는 충복이려니 하는 자신으로 가차없이 수사하라! 는 엄명을 내릴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 하룻밤새 그처럼 깨끗하다고 앙앙불락했던 측근들이 거짓말장이가 되고 검찰에 잡혀갔다. 주군의 심경은 착잡함을 넘어서 부르터스 너마저도… 란 심경에 빠질수 밖에 없다. 양쪽다 부분 적이지만 이에야스의 가신들은 집권후 낙향을 지망했고 YS의 일부 가신은 벼슬을 취했다. 그리고 부정한 뇌물을 먹었다. 또한 칼국수 먹는 주군의 통치 이미지와 위상이야 만신창이가 되 든말든 부패를 숨기고 거짓말을 했다. 주군과 마주앉아 칼국수를 먹고 돌아가는 길에 업자와 만 나 뇌물상자를 챙겼다. 철저한 배신이었다.
부르터스는 정치적 이념이 달라서 라는 구실이라도 있었지만 YS의 가신들은 구실도 변명의 여지 도 없는 배신을 했다. 모두가 오리발만 내밀고 있다.
더구나 YS의 가신은 왜 깃털 이라는 암호같은 말을 남기고 잡혀감으로써 몸체는 왜 그냥 두느 냐는 여운을 남기려든 인상을 주었다.
적어도 그 가신의 속마음에는 나만 부르터스가 아니라는 항변이 응어리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 기 어렵다. 정회장 만난적도 본적도 없다는 말로 결백을 증명하려는 변명들은 또 어디서 배운 것 일까. 혹시 당진제철소에 안찾아 갔던 것이 여간 다행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는 주군의 사고(思 考) 규모와 틀에서 배운 것인지도 모른다. 또 그말은 새마을 다리하나 세우는데도 도지사.군수.지 역의원.유지들이 다모여 관심과 애정을 보였던 개발시절의 지도자들은 모두 뇌물을 먹으러 갔다 는 역설처럼 들린다.
적어도 5조원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이라면서 한낱 뇌물오해 때문에 현장방문도 안가는 실용성 없 는 칼국수식 청렴 과 경제에 대한 무관심으로 남의나라 철공소 쯤으로 방관하는데 그 국책사업 이 제대로 굴러 갈리가 없다.
불행스런 한보사태에서 한가지 건져야할 교훈이라면 도꾸가와의 가신들은 미까와 정신으로 주린 배를 참을 줄 알았고 YS의 일부 부르터스들은 민주투사 정신만으로는 주린배를 참지 못했다는데 있는 것이다. 따라서 차기대선에서는 배고픔보다는 자긍심을 더 소중히하는 그룹을 뽑는 것이 현 명한 선택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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