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째 목탁을 만들어온 안종식씨(39). 청아하면서도 세월의 무게를 두루 갖춘 목탁을 제작하는일은 그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는 화두다. 어떤 때는 둔탁함으로 때론 경박함으로 와닿는 잡음을 쫓아내고 가슴에 포말로 다가오는 억겁의 소리를 찾기위해 그는 오늘도 목탁을 두드린다. 목탁 속의 홈을 파고 구멍을 넓히며 소리를 바르게 잡는 일. 스님이 참선하듯 그는 몰입된 경지속에서 목탁의 바른 소리를 찾아 헤매는 하루를 보내곤 한다.
중학교를 마친 14세때 '목구멍에 풀칠하기위해' 목공예에 뛰어든 그가 닥치는 대로 목조각일을하다 17세때 불교신자인 부친으로 인해 우연히 목탁을 만들게 됐다. 이후에도 목탁과 잡다한 목공예를 하다 목탁제작에만 전념한지는 13여년.
목탁소리를 찾기위해 안씨는 94년 서울에서 목탁제작으로 유명한 의산(義山)스님을 찾아 배움의길을 걷기도 했다.
안씨가 목탁의 재료로 선택한 재질은 산살구나무, 가장 좋다는 대추나무를 비롯 은행.박달나무등이 있으나 안씨는 내구성이나 소리음질을 내는 가장 좋은 목탁재료로 살구나무를 꼽는다. 살구나무는 숨구멍이 없어 타격시 충격에 강하기 때문.
살구나무를 구하기위해 한해에도 십여차례씩 전국을 헤매는 안씨는 좋은 재료의 선택이 좋은 목탁을 만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살구나무원목은 나무에 밴 진을 빼기위해 가마솥에 찌기를 48시간. 말린 원목을 목탁형태로 깎아음구역할을 하는 양쪽 구멍을 파내고 구멍사이를 줄톱으로 잘라 입모양을 만들어낸다. 다시 홈통속을 파내는등 기초작업을 마치는데만 두달을 필요로 한다. 이런 기초공정을 마친 미완성목탁을그늘에 말리기를 다시 1년. 온도와 습도의 변형으로 틈이 벌어진 목탁을 버리고 비틀어진 목탁을다시 바르게 잡고 들기름을 바르는 마무리작업에 또 두달. 최종적으로 홈을 다시 파내 음구를 넓히는등 소리를 바로잡는 일로 목탁은 완성된다.
완성된 목탁에는 안씨의 낙관 '충(忠)'자가 찍힌다. 낙관을 만든 연유도 순박하다. 안씨의 고향이충청도라는 이유에서였다.
목탁의 탄생에는 무려 2년간의 세월이 소요된다. 그것도 10개중 3~4개는 자격미달로 불쏘시개로전락하는 신세가 되고만다. 그러나 안씨는 버리는 것이 있어야 제대로 된 목탁이 나올 수 있다고굳게 믿고있다.
안씨는 목탁제작 과정중 가장 힘든 공정을 역시 소리잡는 일로 꼽는다. 무게와 맑음을 함께 갖춘목탁소리를 찾아내는 것은 오랜 경험의 터득없이는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柳承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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