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도 없고 운전자도 없고 공해도 없는 '모노레일 택시'가 미국 시카고에 등장할 날이 멀지않았다.
시카고 광역도시권의 교통행정을 전담하고 있는 '북일리노이 지역교통국'이 방위산업체로 유명한레이시온사와 손을 잡고 함께 개발한 PRT2000 시스템이 마침내 시험가동에 들어간 것.PRT2000의 겉모습은 작은 모노레일을 연상하면 된다. 최고 4명이 탈 수 있는 작은 차체의 모노레일들이 무성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무 소음없이 24시간 내내 도심을 돌고 돈다.도심 곳곳에 설치된 정류장에서 승객이 버튼만 누르면 길어야 1분 안에 PRT2000이 소리없이 찾아온다. 승객이 객차 안에 들어가 목적지 버튼을 누르면 PRT2000은 지정된 목적지의 정류장까지아무런 체증없이 논스톱으로 달린다.
PRT2000은 별도의 운전자 없이 메인컴퓨터에 의해 자동조종된다. 메인컴퓨터는 객차를 가장 효율적인 지점에 배치해두고 승객의 호출이 있을 때는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객차를 신속히 이동시킨다.
논스톱 주행의 비밀은 모든 정류장이 주행용 레일에서 벗어나 별도의 플랫폼에 설치돼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승객이 타고내리는 레일과 객차가 달리는 레일이 별개로 떨어져 있어 일정 속도로달리는 객차는 목적지까지 아무 장애없이 직통으로 달려갈 수 있다.
더욱이 PRT2000은 레일폭이 좁고 레일 자체가 무게가 가벼운데다 설치가 쉬운 소재로 만들어져있다. 또한 고가식으로 설치돼 기존 도로를 크게 잠식하지 않고 신설이 가능하며 필요한 경우 노선의 확장이 매우 쉽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운전자가 따로 없고 다른 승객과 섞여서 탈 필요가 없어 범죄위험도 없으며 자동운전 덕분에 사고 위험도 없다. 소음이 전혀 없는 전기모터로 작동되기 때문에 매연이나 소음공해도 '제로'다.또한 24시간 운행이 가능하며 어떤 날씨에도 구애받지 않고 승객들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수송할수 있는 꿈같은 교통수단이다.
북일리노이 지역교통국은 PRT2000 개발을 위해 지난 89년 이후 해마다 1백50만달러(약12억원)를 투입해온 끝에 지난 92년 그 실용화를 위한 연구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이와함께 시카고교외지역인 로즈몬트에서 말보로 사이를 첫 시험운행기간으로 선정했다.
그 결과에 따라 레이시온사는 메사추세츠주에 있는 교통부분본사에서 PRT2000의 프로토타입을완성해 작년 5월 시카고에서 전시회를 갖고 시험가동 현장을 공개했다. 현재 레이시온사는 로즈몬트 구간 시험운행노선 건설 계획을 놓고 북일리노이 지역교통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북일리노이 지역교통국의 토머스 매크래켄 국장은 야심찬 PRT2000 개발 의의에 대해 "고객지향시스템의 창조를 위해 교통국이 본연의 역할을 되찾는다는 의미와 함께 한정된 예산을 이용해 연방정부의 도움없이 자체적으로 미래의 교통수단을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미국이 시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첨단교통망은 '핸드 프리'고속도로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자동차 혼자 절로 달리는 '핸드 프리' 고속도로가 지금 미국 서남부의대도시 샌디에이고에 건설되고 있는 것.
미국의 '전국 자동화고속도로시스템 컨소시엄(NAHSC)'은 샌디에이고 인근 15번 고속도로 가운데 도심으로 연결되는 '카풀' 차선 일부를 세계 최초의 '핸드 프리' 고속도로로 건설하고 있다.총연장 약12km 길이의 이 '핸드 프리'고속도로는 오는 8월 완공돼 본격적인 시험운전에 들어갈예정이다.
현재 이 구간에는 차선 중앙에 '자기스파이크'가 설치되고 있다. 자동차가 달리는 방향으로 기울어있는 이 스파이크는 자동차에 장착된 컴퓨터에 자기장을 전달해 자동차가 달리는 방향을 알려주게 되는 핵심설비다.
컴퓨터에 주행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은 두가지. 일부 자동차들은 범퍼 아래 부착된 센서가 자기스파이크의 방향을 감지해 자동차의 진행방향을 조종하는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또한 일부 자동차들은 부착된 카메라와 레이더를 통해 자동차가 달릴 방향을 결정,그 정보를 컴퓨터에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할 계획이다. '핸드 프리'고속도로에서는 자동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 채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일반 고속도로에서의 제한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자동차 사이의 거리를 얼마로 할 것이냐에 따라 일반 고속도로보다 2~3배나 많은 자동차들이 추돌사고의위험이 전혀 없이 내쳐 달릴 수 있게된다.
미정부는 샌디에이고 '핸드 프리'고속도로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002년까지 미국내 한 지역을 선정해 이보다 훨씬 규모가 큰 본격적인 '핸드프리'고속도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핸드 프리'고속도로나 시카고의 PRT2000과 같은 프로젝트는 '인공지능교통망'(ITS)이라는 이름으로 미연방정부 차원에서 총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미국의 육상교통은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육상교통시스템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동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안전성도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있다. 비효율적인 자동차의 이동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지고 에너지 소모가 늘어나며 매연이 증가하고 우리가 즐겨야 할 삶의 질이 위협받고 있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환경친화적인 교통시스템의계속적인 개발과 유지는 국가의 사회적,경제적 건강을 위해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다"연방교통부 ITS공동프로그램사무국과 함께 미국의 ITS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민관협력체'ITS 아메리카'는 최근에 펴낸 '전국 ITS 프로그램 플랜'이라는 보고서의 서문을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ITS는 민과 관은 물론,정보기술과 국방기술 우주항공기술까지 온통 한데 어우러져야 실현이 가능한 대형 프로젝트기 때문에 'ITS아메리카'와 같은 국가차원의 민관협력체가 장기적인 안목으로종합적인 계획을 포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하는 것.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ITS아메리카는 인공지능교통망 실현을 위한 서비스 개발을 7단계로나눠 추진하고 있다.
△여행 및 운송 관리 △여행 수요 관리 △공공 교통 운영 △전자 결제 △상용차량 운영 △응급사태 관리 △첨단 차량 통제 및 안전 시스템의 7단계가 그것.
현재 미국의 교통기술은 이 가운데 제3단계에 해당하는 공공교통 운영 단계까지 실용화시킨 상태.
미국이 첨단교통망을 위해 나아갈 다음 단계에서 가장 큰 과제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긴밀한협력이다.
공공기관의 지리정보시스템(GIS)과 같은 기본정보와 함께 민간업체가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운영하고 있는 수송정보망 등 민관이 각각 독자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교통정보를 '가장 효율적으로 상호교환되도록' 통합하는 것이 차세대 인공지능교통망의 실현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고속도로 통행료를 자동결제하는 경우 자동차 제조업체는 톨게이트에서 차량을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는 인식장치를 개발 부착해야 하고, 주정부는 톨게이트에서 포착된 차량정보를바탕으로 통행료를 부과하면서 통행정보를 운송회사에 전달해줘야 하며,운송회사와 은행 사이에전자결제가 이뤄져야 하고 이들 각 기관 사이의 정보를 교통통제센터가 총괄적으로 수집 분석해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자동차와 자동차 사이의 충돌을 막기 위한 경보장치의 개발이나 자동차의 위치 파악에 필수적인 '인공위성 위치표시 시스템'(GPS)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국방기술과 우주항공기술까지동원돼야 하는 것.
그래서 요즘 미국에서는 이같은 인공지능교통망을 위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온통 어우러진 교통정보 상호교환체제를 '새로운 인프라'라고 부르고 있다.
〈시카고(미일리노이주).孔薰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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