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역사왜곡 일본만화 무분별 전시에 분노

입력 1997-02-06 14:50:00

최근 아파트촌등 주택 밀집 지역마다 도서대여점이 하나씩 있다. 그러나 이름만 도서 대여점일뿐 교양서적이나, 소설보다도 만화책들이 훨씬 많이 진열돼 있다. 물론 만화 중에도 일반 문학작품을 능가하는 작품들이 많고, 본인도 만화 매니아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러나 도서 대여점 진열장을 메우고 있는 것은 대부분 일본 만화의 번역물들이며 몇 권만 뒤져봐도 많은 문제점이 보인다.지나친 폭력장면, 정서적 이질감은 물론이고 일본의 제국주의적 식민지사관도 곳곳에 드러나고있다. 실례로 어떤 만화책에는 일본의 중국과 한국 침략을 오랜 시간에 걸친 주변 열강의 지배에서 구해 내기 위해서, 모든 국가가 같이 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로 등장 인물의 입을 통해 정당화시키고 있다. 또한 이를 위해 뛰는 주인공인 일본군인의 미화된 모습이나, 아무데서나 칼부터 빼드는 모습도 우리 정서와 거리가 있다. 번역물 앞에는 대부분 '우리 정서에 맞게 각색 수정되었습니다'라고 씌어 있으나 주인공이 예복으로 기모노를 입은 모습이라든가 일본 열도의 지도가나라 지도로 등장하는 것을 보면 그 말이 무색해진다. 도서 대여점의 이용 인구가 늘어나고 특히이들의 대부분이 청소년임을 고려해 보면 이러한 번역물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본다.일본 정치인들의 망발이 더해가는 가운데 그들의 식민지사관이 만화를 통해 우리 청소년에게 심어지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김경애(대구시 동구 대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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