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등록포기자 어디로 갔나

입력 1997-02-04 00:00:00

올해 입시에서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미등록자의 절반은 다른 대학 의학계열로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탈 합격자들이 연·고대 상위권학과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전국 34개 대학으로 골고루 진로를 정해 서울대나 명문 사립대라는 '간판'보다는 장래의 직업을 고려해 '실리'를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서울대가 발표한 '서울대 1차 미등록자의 타대학 등록 및 재수예정 현황'에 따르면 전체 미등록자 3백56명 가운데 재수를 결정한 49명(13%%)과 미확인 21명(7%%)을 제외한 2백86명(80%%)이 다른 대학에 복수합격, 서울대 진학을 포기했다.

전체 미등록자 가운데 절반 가량인 1백79명이 사립대나 지방 국·공립대 등의 의대(1백48명)나한의대(18명), 치대(13명) 등 의학계열로 진로를 정했고 다음은 공대가 58명 등으로 취업이 잘되는 전문분야를 선호했다.

서울대 합격자의 타대학 진학은 고려대가 50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대 31명△포항공대 28명△한양대 23명 △경희대 21명 △조선대 16명 △부산대 15명 △연세대 14명 등의 순이었다.고려대행을 택한 50명 가운데 29명이, 그리고 전남대 29명, 조선대 13명, 연세대 12명, 부산대 10명이 각각 의대를 택했고 경희대는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의대, 한의대, 치대, 약대에 들어갔다.또 경북대, 이화여대, 영남대, 전북대 등에도 10명 이상씩의 서울대 합격자가 등록을 했고 대전을지의대, 동신대 한의대 등 신설대학에 1∼3명이 분산됐으며 공군사관학교에도 95년 복수지원제도입이후 처음으로 2명이 빠져나가 눈길을 끌었다.

한편 연세대가 의대 신입생의 1백%%를 특차선발했음에도 불구하고 12명이 서울대에 중복 합격한 뒤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을 비롯, 등록포기자의 상당수가 특차모집에 합격한 학생들로 드러나각 고등학교의 '서울대 합격자수 늘리기' 경쟁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대 윤계섭교무처장은 "올해에는 지난해에 비해 인문·사회계열보다 자연계열에서 이탈자가많았고 이동 대학도 10여개 늘어났으며 의학계열이나 공학, 신문방송, 경영 등 장래 직업을 생각해 전문직으로 빠져나간 수험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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