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시장 따로 직원 따로

입력 1997-02-03 00:00:00

지난주초 포항시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내부 조율을 했다. 통상 인사에 앞서 하는 행정행위다. 그런데 이날 심의한 내용은 불과 한시간도 안돼 청내는 물론 시내에 퍼졌다. 출타한 시장이 보고도받기전이다. 위원들이 입을 다물어야 함에도 유출을 했기때문이다. 뚜껑도 열기전 승진에서 탈락한 직원들의 불만등이 겹쳐 동요가 심각하다.

이 와중에 1일에는 청사 본관 유리창이 모두 파손됐다. 폐기물 처리장 설치를 반대했던 주민들이시의 이날 승인에 흥분, 돌을 던졌다. 포항시 개청이래 이렇게 무참하게 공권력이 훼손당한 적은없었음은 물론이다.

유리창이 깨지고 시청이 만신창이가 된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직원들 자세다. 50일이라는 긴시간을 끌며 시의 승인이라는 결론이 나왔는데도 왜 그렇게 됐는지 설명은 커녕 주민들이 몰리자몸 사리기에만 급급했다. 앞으로 집단민원에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말도 없었다. 시장이 결정했으니 모든 문제를 시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직원이 나오는등 한마디로 공복의 자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단체장 선거이후 공무원들의 자세가 자신의 보신 위주로 변해버린 모습을 실감하는 순간들이었다.

시장만 있고 직원은 없어 보이는 포항시. 그동안 떠돌던 시장따로, 직원따로라는 얘기가 눈앞에보였다.

박기환시장은 직원들이 왜 이런 자세가 됐는지 곰곰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공무원들의 최대 희망인 승진인사가 포항출신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타지역 출신들은 일손을 놓고 있고 시장이 안보다는 밖으로 돌다보니 조직 기강도 엉망이고….

여기에 시장과 직원들간에 보이지 않는 불신의 벽도 높고. 이런것들이 어우러져 지금 포항시의조직을 흔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포항·崔潤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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