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주자들 한보 인식-"나는 결백…네탓"

입력 1997-02-03 00:00:00

한보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현재 신한국당 대선 예비주자들의 시국 인식은 어느 수준일까. 2일신한국당 안동을 임시대회에서 대선그룹 주자들은 각자 처지에 따라 서로 다른 인식과 대책을 내놓아 관심을 끌었다.

이홍구 대표와 이한동 이만섭고문은 대책 제시와 야당·정부 비난에 주력, 특혜연루설에서 한발비켜있는 '호기(好機)'를 십분 활용했다.

이에 반해 배후세력으로 지목돼온 최형우 고문은 자신의 결백을 강하게 역설하는데 시종일관해잘 대비됐다.

이대표는 향후 대책 제시에 주력했다. 야당을 비난하는 말을 일체 않아 당대표로서 확전(擴戰)을피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진상규명과 경제회생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강조한 뒤 '선택과 책임의 정치구현'을 역설한 것도 입지확대를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만섭 고문은 야당은 물론 정부까지 강도높게 비판해 주목받았다. "국정조사권 발동을 위한 국회개회가 지연되는 것은 전적으로 야당책임"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정책을 잘못 편 정부도 책임이 크다"고 지적해 TK민심을 대변하려는듯 했다.

이한동 고문은 "김영삼 대통령의 성역없는 수사방침은 굉장한 결단"이라고 추켜세워 김심(金心)을향한 구애작전을 폈다. 야당의 특검제 요구는 헌법을 개정해야 가능한 것이라고 야당을 비난했으나 개혁정치를 제대로 하려면 경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부연, 은근히 민주계도 겨냥했다.이에 반해 최형우 고문은 연설 모두를 결백 주장에 할애했다. "과거 중앙정보부가 50일간 고문한끝에 3천만원도 안되는 재산을 빌미로 부정축재자로 몰았지만 굴하지 않고 민주화 투쟁을 계속했다"며 "하늘과 땅과 역사를 봐도 부끄럽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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