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와있는 백두산 관광상품은 천지와 장백폭포를 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정은 거개비슷하다.
심양이나 천진을 거쳐 비행기로 연길에 도착한다. 버스로 예닐곱 시간 달려 백두산 입구까지 가서 지프로 갈아타고 산간도로를 30분 남짓 곡예하다시피 달리면 바로 천지 밑에 닿게 된다. 다음날 장백폭포를 본 뒤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오는 것이다.
**여행사마다 대동소이
여행사마다 대동소이한 이 코스는 천지를 백두산 관광의 알파이자 오메가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현실적이다. 백두산에 오르는 한국인이면 십중팔구 오로지 천지를 목표로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약점도 갖고 있다.
관광이 이뤄지는 시기는 6월부터 8월까지 석달간. 그래도 날씨가 더운-천지의 석달 평균기온이6.9℃로 연중 가장 높다-여름을 택해 일정을 잡게 되는데 불행히 가장 비가 많이 오는 철이기도하기 때문이다.
산 날씨가 거개 그렇듯이 변덕도 심하다. 산 밑에서는 그지없이 맑다가도 천지에 다가설 무렵이면 소나기가 쏟아지고 안개가 자욱해지는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현지 안내인들은 고개를 저었다.
천지를 보느냐 여부는 말 그대로 하늘의 뜻에 달려있는, 이른바 자연 순응적 관광인 것이다.천지에 머무는 시간을 딱 30분만 주는 여행사의 처사는 그렇잖아도 위태위태한 천지 친견(親見)기회를 더욱 줄인 것으로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한 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 사이에서도 날씨 형편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적잖다.
**천지관람 하늘에 달려
그렇지만 여행사 측과 잘 협의하면 백두산이 안고 있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하나라도 더 볼 길은있다. 일정을 조정해서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천지 유람선 운행은 금지됐지만 소천지를 찾아가면 두명 정원의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산중 호수의 아늑한 분위기가 색다른 정취를 안겨준다.
지프로 천지까지 올라가다 만나게 되는 풍구(風口)는 말 그대로 바람 구멍이다. 어느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부느냐 하면 건장한 어른도 휘청거릴 정도에 주먹만한 돌이 날라 다니는 지경이다. 장백폭포가 가장 멋있게 보이는 관람 포인트이기도 하다.
화산 폭발로 터져나온 화산재가 바윗덩어리로 퇴적된 뒤 빗물에 침식돼 이뤄진 부석림(浮石林)은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백두산 정문 못미처 오른 편에 작지만 안내판이 달려있어 눈여겨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연변대 유충걸교수는 가르쳐 주었다.
천문봉에서 천지 물가로 내려간 뒤 승차하를 건너 장백폭포를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오는 코스도강구해볼 만하다.
천지와 장백폭포를 단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천지를 지프로 올라가 본 뒤 다시 내려와 온천지구에서 장백폭포를 왼쪽으로 끼고 도는 지금까지의 코스에 비해 매력적이다. 노약자가 아니면 한번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데 다만 장백폭포에서 숙소로 갈 수 있는 교통 편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
연길에서는 노래방에나 가기보다는 우리의 옛 맛을 찾아보는게 더 뜻깊다. 시내에서 조금만 나가면 옛날 음식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백두산을 찾는 이가 늘어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그만큼 자연훼손이 심해지는 것도 사실이다.조선족 동포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게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백두산은 이런저런 이유로 점점더 단순한 관광지에 머물지 않게 됐다. 우리 민족에게 백두산이무슨 의미를 지녔고 앞으로 어떤 위치에 놓이게 될지 다시 한번 생각케 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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