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경쟁 '형제의 강' 얼어붙나

입력 1997-01-27 14:12:00

여성시청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MBC 수목드라마 '미망'과 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소재의SBS수목드라마 '형제의 강'.

같은 시간대에 맞물려 있어 부부간의 채널 다툼도 심심찮던 것이 최근들어 아내에게 채널권이 넘어가고 있다. 특히 주연이 성인으로 바뀌면서 시청률에 희비의 쌍곡선이 그려진다.최불암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밑자리를 면치 못하던 '미망'은 채시라가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불을댕기고 있다. 초반 10%% 안팎의 시청률을 보이던 것이 머릿방 아씨의 실성, 전처만의 죽음, 하야시의 음모, 박승재와 하야시의 만남등 극적 흥미를 유발시키면서 2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채시라의 카리스마적인 연기와 매력이 크게 작용한 것. 얼음장 같던 서해랑 '군주'의 면모를보이다가 지난주 어머니 머릿방아씨(홍리나)를 만났을때는 눈물을 쏟아내 모정에 굶주린 또다른모습을 보여줘 관심을 끌었다. 여기다 채시라를 받치고 있는 조연들의 연기와 하야시의 끊임없는암살음모, 박성재의 사랑등이 엮어지면서 새로운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반면 꼬마 연기자들의 앙징스런 연기로 높은 시청률을 올린 '형제의 강'은 어른들로 바뀌면서 하락세. 35%%의 시청률로 '첫사랑'에 이어 순위 2위를 지키던 것이 성인연기자로 바뀌면서 30%%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미망'이 '형제의 강'을 추월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전형적인 멜로물로 흐른다는 점과 새로운 극적 반전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 '형제의 강'이 안고있는 문제점. 아버지의 편애속에 출세가도를 걷는 준수(김주승), 이에 희생된 준식(박상민), 신체장애를 괴로워하는 준호의 캐릭터가 변함이 없이 시종 답답하게 그려진다.

박상민을 주먹세계로 들여 놓아 볼거리를 만드는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소재 자체가 어두운데다 드라마의 견인차 노릇을 할 연기자도 마땅치 않은 것이 '형제의 강'의 고민이다.〈金重基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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