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관 파리 날린다

입력 1997-01-27 00:00:00

아무리 용해도 자신들의 불황은 예측못한 것일까.

철학관이 파리를 날리고 있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철학관을 찾거나 점을 보는 사람이 많을 것이란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요즘 역술인들과 '보살'들은 예기치 않은 불황에 울상을 짓고 있다.2~3년 전까지 하루 10여명씩 고객을 받았던 ㅅ철학원(중구 남산동)은 요즘 3~4명정도 손님만 찾아도 벌이가 괜찮은 날이다. ㄱ철학관, ㅇ철학관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대구지역 20여개 철학관이 '개점휴업'상태에 있다. ㄷ철학원은 주간지에 싣던 광고마저 계약기간이 끝나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계획이다.

경기호황과 불황이 반복될 경우 손님들이 늘어나지만 요즘처럼 불황이 계속되면 오히려 '예언 수요자'들이 줄어든다는 게 역술가들의 '변명'이다. 장기 불황이 '천하의 역술가'도 두 손을 들게만든 것이다.

손님이 줄어드는 것과 함께 철학관을 찾는 고객층도 크게 변했다. 40~50대 주부가 주고객층이던것이 새해들어 40대 남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명예 퇴직과 감원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중년직장인들이 불안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철학관을 찾는 것이다.

역술인 서효암씨는 "새로운 일을 하려는 사람이 있어야 철학관 경기도 풀리는데 요즘은 일할 맛이 안난다"며 "조만간 생동감 넘치는 일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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