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참여 심의기구 만들자"
영수회담 이후 노동법 재논의를 위한 여야간 대화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국회변칙통과 후 국민적 반대여론이 높았던 만큼 개정 노동법의 내용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관심 역시 높다.
근로자 박성룡씨(37·현대자동차 써비스 북대구 트럭영업소 대리)는 우선 재론의 방법에서부터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당리당략에 얽매이는 여야 정치인만을 믿기는 어렵습니다. 정부와 신한국당이 얘기하는 재심의는 시간벌기 아닌가요. 또 야권은 과연 얼마나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할 수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박씨는 올바른 노동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대표가 참여하는 심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자협회 김상기 부회장은"재논의가 이뤄진다 해도 경영계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 밝혔다. 김부회장은"쟁점이 되는 복수노조는 시기상조이므로 상당기간 유예돼야 하고 정리해고제와 변형근로제는 기업과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게 경영계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노사간의 팽팽한 대립에도 불구, 이번 노동법 사태를 바라보는 대개의 입장은 경제회복 효과를가져오면서 사회적인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유가효 대구경북 여성단체연합대표는"정치권에서 대화를 한다니까 일단 기대해 보지만 형식적인대화에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노동법 개정으로 단기적인 경제효과를 볼수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근로자들의 불안감이 누적돼 오히려 경제를 위축시킬 수도 있어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려면 보완책이 철저해야 합니다" 유씨는 특히 근로자들의 불안감이 가정으로이어질 경우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자라나는 세대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봉태 변호사는 "노동법은 국민 과반수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문제이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노동법을 왜 개정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에서부터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제기했다. 우선 노사가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정부는 중립성을 갖고 양측을 설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 최변호사는 또 "노동법은 국가의 근간에 해당하므로 정치인들이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요구했다. 아울러 우리 경제가 이미 한 국가단위를 넘어섰으므로 노동문제도 국제적인 기준에 도달하려는 노력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이상덕교수(계명대 법학과)는 "우리 노동법은 대다수 외국에 비해 선진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외국언론이나 노동단체가 우리 노동법을 비판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규정은 그들 나라보다 뛰어납니다. 지탄받는 몇 가지 조항만 국제수준에 맞추면 오히려 우위에 설 수 있어요" 이교수는 이와 관련,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제 복수노조 등 쟁점이 되는 규정에 대해서는 노사자율 영역을 충분히 고려해 포괄적이고 여유있게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더라도 기업들이 경영테크닉을 개발, 노무관리 측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는것. 정부도 산업구조조정에 대비, 근로자 전직훈련을 강화하는 등 제반여건 조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조건이 충족될 경우 변형근로나 정리해고는 자연스럽게 사회적 현상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노동법 재논의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우려가 가득해 보인다. 노동법 개정은 단지 노사관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진적인 노동법을 갖출 때 WTO체제, OECD, 블루라운드(Blue Round)등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한층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학계의 지적은 경청해야 할 부분이다. "경제회복을 위해노동법을 개정한다면서 또다시 파업이나 노·사·정간의 마찰로 경제적 손실을 부르는 우를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시민의 목소리도 정부는 따갑게 들어야 한다. 〈金在璥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