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를 보러 연길로 가는 한국인관광객은 지난해만해도 근 10만명에 달했다. 한국인들이인구 30만이 채 안되는 연길에 뿌리는 돈만 해도 대충잡아 연간 5천만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연길시내에 헤아릴수 없이 많이 생겨난 노래방에가면 한국에서 금방 나온 신곡이 1주일도 안돼 불려지고 있다. 그만큼 연길은 한국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그렇다면 한국인관광객들은 연길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서 갈까. 연길을 찾아가는 관광객들에게 '연길의 지금 사정은 어떠하며 그곳에서는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를 물어보면 자신있게 대답할 이는 이마도 많지 않을 터다. 고작 알고 간다는 사전지식이 우리보다 못사는 곳이니 어쩌면 바가지를 씌울지도 모른다는 것 정도는 아닐까. 그마저도 구체적인 사정은 알지못한채 미지의 땅에 대한 경계만 하다 구경조차 제대로 못하고 오는게 태반이다.
연길에서 만난 어느 한국인기업가의 말이다. "일본은 중국관광을 우리보다 20년이나 빨리 시작했다. 중국관광에 나선 일본인들은 당시 중국내의 화폐체계가 내.외국인용으로 나눠져 암거래시장에서 환전할 경우 적지않은 이익을 남길수 있었지만 암거래방식을 이용하지않았다. 암시장에서의환전이라는 불법행위가 자칫 일본인 전체에 욕을 얻어먹일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길거리에서함부로 침을 뱉는 따위의 행동이나 중국인을 무시하는 처신은 물론 하지 않았다"이런점에서 우리 관광당국이 연길관광객들을 위한 여행가이드 북을 만들어 사전교육을 해야한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지금도 '백두산천지에서 태극기를 꺼내거나 애국가를 부르는식의 외교마찰을 불러올수 있는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고는 하고있지만 '노래방에서의 팁은 이정도를 주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의 택시비는 얼마'등의 구체적인 가이드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연길에서 사올만한 관광상품의 종류와 구입시 요령, 적정가격등의 돈 쓰는법도 가르쳐 주어야한다. 현지조선족들에게 가져갈 선물이나 그들의 생활상과 관습등을 일러주는것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과 갈등을 줄여준다.
연길시의 조선족 고위공무원은 한국인의 이런 모습을 서운하게 생각한다. 조선족마을을 지나가며"이런데서 어떻게 살아" "짐승같이 사네" "어휴 냄새"등의 무심코 던지는 말. 선물이라며 안겨준게 풀어보니 싸구려 시계나 스타킹일때. 자신들의 사정과 차이가 큰 한국의 생활상을 부러워하는조선족이 한국인의 이런 말과 행동을 접할때 서운한 감정을 감출수 없다는 것이다. 싸구려 스타킹을 곧바로 휴지통에 넣으며 한국인을 욕하는 모습을 몇번이나 보았다며 마음이 담겨지지 않은선물은 반감만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건강식품에 혈안이 된 관광객의 쇼핑자세는 조선족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도록 유도할뿐이다. 대형농장에서 사료를 먹고자란 연변지역의 웅담이 한국인의 생각만큼 대단한 효능이 있겠느냐고 되묻는 조선족의 말은 우리를 부끄럽게한다.
일부 한국기업인에 대한 불만도 있다. 인건비가 싸다는것만 생각한채 조선족을 무시하고 거짓말을 늘어놓고 가는 기업인이 적지않다고 한다. 게다가 인력송출이나 결혼주선을 한답시고 모집해놓고서는 사기를 치는 치사한 한국인은 한국을 더욱 머나먼 나라로 만들고있다. 이래저래 떠벌려놓고서는 기공식 테이프만 끊은채 주저앉거나 사전약속과 다른 결과는 한국기업인에 대한 불신과원망을 남기고있다. 또 외국인의 포교행위를 금지하고있는 중국법은 아랑곳하지않는 일부 종교단체의 행동으로 잦은 마찰이 빚어진다.
한국관광객을 대하는 중국측의 관광정책도 문제가 많다. 연길관광객 90%%가 한국인이지만 호텔비는 여전히 '외국인 30%% 할증제도'를 적용한다. 지금은 달라졌겠지만 여행가방을 마당바닥에그대로 팽개치는 공항의 서비스나 백두산 가는길의 불편은 엄청난 관광수익을 올리는 중국이 우리를 되레 무시하는 처사다.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택시나 버스의 질과 서비스도 우리와 비교하면너무 엉망이다. 현지 일부 가이드는 돈벌이에 급급, 바가지 상술을 모른체하고있다. 관광지 화장실은 중국인에게는 50전을 받지만 외국인에게는 1원을 받는다. 백두산입구를 통과하려면 내국인은 15원, 외국인은 1백20원을 내야한다.
5원이면 충분한 거리의 택시요금을 굳이 10원을 달라하는 택시기사. 조선족 사업가와 중국-북한의 경계지점인 삼합을 다녀올때 길이 험하다며 캄캄한 밤길에 내려주고 가겠다며 버티는 기사는연길의 어두운 인상을 간직하게했다. 커피 여남은 잔을 마시고 20만원 가까운 돈을 빼앗겼다는어느 관광객들은 "나중에 생각해보니 가이드가 짜고 한짓"이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연길에서 만난 어느 한국인은 "연길 관광의 모습을 제대로 보고가서 한국관광객이 무턱대고 연길관광을 오는것을 막아달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바가지를 씌우고 손님을 무시하는 나라에 "왜 찾아와 돈을 쓰느냐"며 "돈값을 제대로 못받는 한국관광객이 계속 이어지는한 잘못된 관광정책은변하지않을것"이라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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