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저명한 시사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이 이번달로 창간 50주년을 맞았다. 2차대전 종전후 북독일을 점령한 영국군의 후원하에 1947년 창간된 '슈피겔'은 독일의 언론자유에 크게 기여한 진보성향의 뉴스매거진으로 현재 발행부수만도 1백만부에 달하는 권위있는 시사잡지로 평가된다.
'슈피겔'은 지난 50년동안 언론탄압의 고난과 명성이라는 양갈래의 길을 함께 걸었다. 대표적인예가 지난 62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동훈련에 대한 보도가 그것. 당시 '슈피겔'은NATO가 전쟁을 목적으로 결성된 것이 아니라며 기동훈련을 비판한 기사를 싣자 사무실 압수수색, 발행인 구속등으로 비화됐다. 이 사태의 배후에는 당시 서독 국방장관이었던 프란츠 조세프스트라우스가 개입됐다. 연방정부에 비판적인 '슈피겔'의 버릇을 고치라고 그가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태가 확산되자 스트라우스는 헌법에 보장된 언론자유를 침해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라는 여론의 압력을 받았다. 숱한 언론탄압에도 굴복하지 않은 '슈피겔'은 그동안 수없이 큰 사건을특종보도, 명성을 얻었다. 지난 78년 1월 민주화를 요구한 몇몇 동독 공산당원들의 선언서 배포사건을 특종보도, 동독 공산당 내부의 불화를 세상에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슈피겔'은 그동안 명성만 얻은 것이 아니라 오점도 남겼다. 지난해 창립자이자 발행인인루돌프 아우그스타인이 미국 교수 다니엘 골드하겐의 저서 '히틀러의 집행인들'에 대해 거칠게논평한 글을 직접 실어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지난 64년 '슈피겔'이 히틀러의 문학적 재능과 음악, 요리에 대한 취미등을 소개한 퍼시 슈람의 저서 '히틀러의 사생활'을 출판, 독자들로부터 크게 비난을 받은 사례와 앞뒤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몇몇 비평가들은 '슈피겔'이 실제하지도 않는 스캔들에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또 90년대 들어 '슈피겔'은 경쟁지와 신생지들로부터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정치문제에 초점을 맞춰온 '슈피겔'과 달리 경쟁지 '슈테른'이 다양한 분야의 기사와 편집으로 도전장을던지고 있고 화려한 편집과 그래픽, 사진등으로 독자의 눈길을 끌고 있는 신생잡지 '포쿠스'도 만만찮은 기세여서 새로운 반세기를 맞은 '슈피겔'의 대응이 주목된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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