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표 위상회복-'정국해법'시험대 올라

입력 1997-01-18 00:00:00

여권내 강경기류에 밀려 파업정국에서 좌초하는 듯하던 신한국당 이홍구대표가 제위상을 찾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김영삼대통령이 노동법 파문에 대한 여권내부의 만만치 않은 강경론에도 불구, 이대표의 유화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17일 이대표로부터 주례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대표의 연두회견내용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가급적 다음주부터라도 여야간 대화가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 철대변인이 전했다.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파업이 종식되고 여야대화가 시작되면 영수회담을 포함, 보다 적극적인해결방안을 주도할 용의가 있다'는 이대표의 회견내용을 추인함으로써 사실상 이대표에게 영수회담 건의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앞서 "여당의 대응이 혼선을 빚으면서 많은 노조가 다시 파업에 참여하는등 사태가 악화됐다"고 이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던 진념 노동부장관도 지난 15일 이대표를 예방, "누를 끼쳐드려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죄'했다.

당 주변에서 '이대표 책임론'까지 거론되는 등 여권내부의 강경파에 밀려 대표취임이후 최대의위기를 맞았던 이대표가 위상을 회복하고 파문수습의 주도권을 되찾은 셈이다.이대표는 연두회견에서 제시한 파문수습 기본방향을 실현하기 위한 다각적인 후속조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완구 대표비서실장은 "김대통령의 말씀은 대화를 통해 난국을 풀어가고 경제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대표는 현재 김대통령의 지시를 뒷받침하기위한 후속조치를 구상중"이라고 말했다.

이실장은 "당 3역을 포함한 주요 당직자들도 이대표의 제의를 실현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이대표는 지난 15일 시내 모 호텔에서 김윤환상임고문과 회동한데 이어 17일에는 여의도당사에서 박찬종고문과도 만나 노동법 파문을 원만히 수습하기위한 의견을 수렴했다.이 자리에서 김고문은 "대화를 통한 해결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필요하다면 노동관계법 시행을유보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으며 박고문도 "각계 인사와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내 강경기류를 일단 수면 밑으로 잠재우고 김대통령으로부터 파문수습 재량권을 부여받은 이대표가 지론인 '대화를 통한 해결'에 성공하느냐, 하지 못하느냐는 그의 향후 입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임은 물론이다.

당대표로서의 위상은 회복했지만 '정치인 이홍구'로서는 또 한차례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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