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성(性)교육

입력 1997-01-17 00:00:00

남미 에콰도르에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여성들이 남자들을 납치, 성폭행하는 사건이 잦았다는 소문이 있었다. 외진 시골에 낯선 외간 남자가 지나가면 마을 여자들이 길가에 숨었다가 순식간 에 납치, 동네 마굿간에 가둬놓고 몇날며칠 차례로 성폭행 을 한다는 것이다. 말이 성폭행 이지 사실은 동네 여인네들까지 나이나 신분에 따른 서열순대로 돌아가며 언니먼 저 동생먼저 식으로 사이좋게 납치된 남성을 즐기는 마음으로 즐겁게 해 준다는 소문이었다. 납치기간중에도 양고기, 석청, 약재등 온갖 정력식은 다해다 먹여가며 즐기다가 어느정도 순번이 다돌고 나면 노잣돈을 듬뿍 쥐어서 풀어준다고 한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점령자들에게 남자들이 멸종되다시피 학살당하면서 남녀성비(性比)가 무너진 뒤 정상적인 비율로 회복되지 못한 시절에 충분히 일어날수 있었던 얘기다. 우리나라가 2천년 초반부터는 금세기 남미와 달리 거꾸로 남자들이 남아돌게 된다는 추정통계가 나오면서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성폭력 문제와 함께 미래의 성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도덕적 인 무장교육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까지 성문제에 대한 접근에서 어른들이나 교육기관은 다분히 전통적이고 관념적인 그래서 다 소는 보수적이며 약간은 가식적이라는 비판을 받을수 있는 기준을 내걸어 왔다. 하지말라 는 규제위주의 교육이 어차피 현실적으로 청소년들의 성문제를 공감을 얻으면서 해결 해 낼수 없다면 하되 옳은 방향으로 피해가 적도록 하는 서구의 인간적 교제나 피임교육 중심 의 성교육 방향으로 언젠가는 바꿀 필요도 있다.

허용은 하되 자유로운 성이 가져올수 있는 많은 정신적 육체적 피해와 상처 문제가 얼마나 더 큰 부자유스러움을 안겨주는가를 가르치고 깨닫게 하는 것이 무조건적인 금지보다는 솔직한 교육방 법이라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한 교육을 위해서는 우선 어른들이 솔직하고 정직한 모습을 감추지 않으면서 그런 가운데서 성의 참된 모습을 감지하고 깨닫게 해줄 필요가 있다.

세계를 움직인 위대하다는 정치인, 사상가, 화가, 음악가…들을 되돌아봐도 인간은 어차피 성에 있어서만은 분방한 모습을 보여왔다. 위대한 인류애적 업적의 위광 뒤에 감추어지고 덮여 있을뿐 인간으로서의 본성은 누구나 성에 있어서는 나약하고 어쩔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다.

그런 사실 을 더이상 쉬쉬하지 말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교육적 기대를 아이들에게 요구하자는 것이다.

간디가 금욕 결심을 실험해 본다는 구실로 알몸의 여인들과 동침했다거나 마르크스가 가정부와 사생아를 낳았으며 톨스토이가 열여섯살때 매춘부에게 동정을 잃었고 하녀들을 거리낌없이 범했 다는 얘기들은 위대한 인물들도 성에 있어서만은 인간 그 자체일수 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빅톨위고는 식사전엔 꼭 여자를 안아야 했다고 하며 릴케는 10대때 연상의 여선생과 사랑의 도피 행각을 벌인일까지 있고 고야는 나체그림을 그리며 누드모델 여인과 비밀스런 정사를 즐겼다. 케네디, 모택동, 여비서와 여운전사를 사랑했다는 루즈벨트와 아이젠하워, 교육론 에밀 을 썼으 면서도 자신의 다섯 자식은 양육원에 맡기면서 여성 편력을 가졌던 루소, 호모를 즐겼다는 앙드 레 지드…많은 위대한 남성들이 남긴 업적뒤의 사생활의 모습이다.

물론 일부지만 여성들도 크게 다를게 없었다. 공연때마다 연인을 바꿔친 이사도라 던컨이나 톨스 토이, 도스토예프스키, 하이네, 니체, 발자크, 빅톨위고, 뒤마, 마르크스, 쇼팽등 쟁쟁한 명사들과 정신적 연인 또는 육체적 연인으로서 교류한 조르쥬 상드 같은 역사상 가장 화려한 남성 편력을 지닌 여류도 사실은 남편을 둔 유부녀였다.

위대한 인물들의 사생활을 까뒤집어 놓은 것 같지만 사실 인간은 그처럼 성에서만은 인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진실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성교육은 덮고 감춰놓고 가르치는 어둠의 교육보다는 드러내 놓고 그러면서도 참된 성 의 아름다움과 바른 길을 보여주는 밝은 교육으로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엊그제 다이애나가 찰스와 다시 결합할지 모른다는 외신이 보였다. 두사람의 재결합여부가 사랑 에는 고통과 시련이 따르고 인내와 용서는 또다시 사랑을 낳을 수 있다는 교훈을 신세대들에게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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