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차 눈속임 공공연한 일

입력 1997-01-14 15:06:00

가정배달용 탱크로리 연결관을 조작, 기름 공급량을 속여 판매하는 관행은 업계에선 이미 공공연한 사실로 밝혀졌다.

주유업계에 따르면 T형 또는 '세방향 밸브'를 이용, 탱크로리 연결관을 조작하는 방법은 두가지.탱크로리 계량기를 거쳐 나간 주유 호스에 1개호스를 더 연결한 뒤 탱크로리 원관으로 다시 연결하는 것이 한방법.가정에 등유나 경유를 배달하면서 '흡입밸브'를 작동, 조작된 연결호스를 통해주유호스에 남은 기름을 탱크로리로 되주입하는 것이다. 이 경우 법적으로 규정된 호스라면 길이가 50m, 지름 25㎜이므로 탱크로리로 되돌아가는 유량은 24.5ℓ에 이른다. 또 다른 방법은 주유호스에서 따낸 별도의 호스를 탱크로리 위뚜껑을 통해 되집어넣는 것. 이 경우 기름주입 도중 주유호스의 밸브를 닫고 탱크로리 위뚜껑으로 연결된 호스의 밸브를 열도록 조작돼 빼돌릴 수 있는유량은 제한이 없다.

계량기 업자들에 따르면 ℓ와 금액이 함께 표시된 전자식 계량기의 경우 계량기를 통한 기름흡입(되주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T형 밸브를 통해서만 유량조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ℓ만 표시된 기계식 계량기의 경우 미국산 LC 계량기 외의 나머지 계량기(스탄·스미스·다니엘)는 모두 기름흡입이 가능, T형 밸브등 연결관 조작없이 기름을 되주입할 수 있다는 것.이때는 주유속도를 높이기 위해 계량기 옆에 '에어 펌프'를부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업계에 따르면 대구시 중구 북성로 일대에는 탱크로리 1대당 10만~5만원씩 받고 연결관을 전문적으로 조작해주는 부품업체들이 20여 곳에 이른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 탱크로리 연결관 조작 업체 3~4곳을 적발, 시정 조치했다"며 "일부 업체가 기름을 되주입한다는 추측은 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집중 단속이 어렵다"고말했다.

남구에서 판매점을 하는 김모씨(50)는 "주유소에서 탱크로리를 불법 임대받는 속칭 딜러들의 속임수 판매가 극성을 부려 정량 배달업자들까지 의심 받고 있다"며 "작년 4월 대구시 등에 이같은사실을 알렸지만 별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택시기사 이모씨(49·달서구 장기동)는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T형 밸브를 이용, 탱크로리 연결관을 조작한 대구 80나 56××호, 대구 95가11××호 등 8대의 탱크로리를 확인했다"고 매일신문사에 제보하기도 했다.

〈金炳九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