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시장 위기

입력 1997-01-14 15:09:00

외국산 직수입맥주가 국내에 대거 상륙해 업계에 큰 파문을 던지고 있다.

미국 최대 맥주회사중의 하나인 밀러사가 최근 외국맥주사 최초로 국내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한국시장공략에 나섰다.

밀러사는 지난해말 서울에 밀러인터내셔널 한국지사를 설립한뒤 올 1월부터 대구의 (주)대성유통을 비롯 수도권지역은 (주)S.M, 부산지역공급권은 (주)천보, 인천에는 (주)M.K유통 등 전국적인유통망을 구축, 맥주시판에 들어갔다.

외산맥주의 국내유통구조는 지금껏 전국의 중소주류도매업자들이 양주 등을 취급하면서 맥주를주문식소량판매하는 형태를 띠었으나 이같이 외국사가 직접 현지법인을 설립해 물건을 대량공급하고 나선것은 '직배'를 통해 국내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관련업계는 밀러의 국내진출은 지난 몇년동안 신세대층을 중심으로 한 폭발적인 수요로 시장성이충분히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관련업계는 특히 밀러가 국내진출에 성공할 경우 시장성이 적어 관망자세를 보여오던 네덜란드의 하이네켄등 외국대형맥주사에서 양주사들까지 가세해 '직배'체제를 서두를 것이 분명해 외산 술의 국내주류시장 잠식이 가속화될것으로 우려하고있다.

밀러는 현재 기존의 비열처리 맥주인 드래프트와 저칼로리 맥주인 라이트 등 두 종류를 주력제품으로 해서 내달부터는 고급맥주인 레드 독과 아이스맥주인 아이스 하우스까지 선보일 예정이라국내경쟁맥주인 카프리 등의 고전이 예상된다.

한편 지역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외국산 술은 높은 관세장벽으로 인해 국내술과의 가격경쟁에서 열세를 보였으나 최근 양주의 경우 관세율이 40%%정도 인하된데다 맥주도 올해말쯤관세율이 30~40%%정도 낮춰질것으로 알려져 외국술의 국내시장잠식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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