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罷業속의 治安空白우려

입력 1997-01-14 00:00:00

연3주째 전국이 파업태풍에 들떠 있는 판국이니 자연 우리사회의 기본질서마저 깨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파업 그자체가 주는 질서파괴 요소도 그렇지만 이 혼란한 틈새를 비집고 각종 범죄들이기승을 부릴것에 대비한 경찰의 민생치안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몫으로 부각되고 있다. 치안촉각을 더욱 곤두세워야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파업태풍에 휩쓸려 정치권이나 공무원·기업체·근로자뿐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관심도 한결같이 파업사태의 진전상황에만 쏠려 있는 형세인 만큼이같은 허점을 노리는 강력범죄가 언제 어디에서 터질지 우려되는 바가 크다.

이같은 우려가 벌써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더욱 국민들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9일 대구시 수성구 상동의 한다방에서 발생한 대낮 5인조 강도사건은 민생치안의 맹점을 여실히 증명해준대표적인 사건으로 시민들을 극도의 불안에 휩싸이게 했다.

대낮 왕복 4차선 대로변에 있는 다방에서 5명의 강도가 주인을 비롯해 6명의 손님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소지했던 금품을 몽땅 털어 전화선까지 끊어 신고차단수단까지 써놓고 유유히 잠적해 버렸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치안부재의 강력사건이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난게 아니라 신고를 받은 경찰의 행태가 더욱 시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는 점이다. 인근불량배들의 소행인지 원정범죄인지 아직 범인들이 잡히지 않아 모를 일이지만신고를 받은 경찰은 당연 공개수배를 하고 수사팀은 나름대로 독자수사를 하는게 상식이다. 그런데 관할 수성경찰서는 사건발생자체를 숨기다 이틀이나 지난뒤에 타의인지 자의인지 모르지만 언론에 공개되기에 이르렀고 이 사건으로 흉기에 찔려 입원했던 피해자들은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경찰처사에 분개를 했다니 말문이 막힌다. 범행의 정황으로봐 이 사건은 의당 언론에 공개를하고 다른경찰과의 공조수사를 꾀하는 한편 시민들의 신고에도 의존해 봐야할 성질의 사건이다.물론 수사팀의 생각은 언론공개는 범인들의 도주를 도와 범인검거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했는지는모르지만 사건에 임하는 경찰의 자세가 그렇게 구태의연해서야 쉽게 범인을 잡을수가 없다. 이들이 경찰이 함구하고 있을 동안 또 제2, 제3의 범죄를 저질렀다면 이건 오히려 경찰이 범행을 방치했다는 지탄을 받아 마땅한 처사로 여겨질 것이다. 그렇잖아도 파업사태에 경찰인력을 뺏겨 치안공백의 가능성이 높은 판국이니 경찰은 더 한층 방범순찰의 빈도를 늘려야하고 발생사건에 임하는 태도는 더욱 민첩해야 한다.

요즘 강력사건은 우발범행이 많고 과거처럼 특정 전과자들만이 범행을 저지른다는 공식도 없는만큼 발생했다하면 검거하기도 그만큼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러니 경찰의 우범지대를 중심으로한방범순찰기능이 더없이 중요하고 절실히 요구되는 요즘이다. 어떤 의미에선 이 치안문제가 파업에 우선돼야함은 정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근본이유이기 때문이다. 치안질서가 무너지면 그건 곧 그 사회의 붕괴를 의미하는 심각성을 차제에 경찰은 더욱 유념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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