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테마기행

입력 1997-01-10 14:09:00

이집트는 서울을 출발, 20여시간의 지루한 비행기여행끝에 다다르는 곳. 통상 카이로시내의 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나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카이로에서 서쪽으로 13㎞ 떨어진 기자(GIZA)다. 사하라사막이 시작되는 기자의 언덕위에 있는 피라미드는 세계 7대불가사의 중 가장 오래된 것이며현존하는 피라미드중 보존상태가 가장 완벽하다. 개당 2.5t의 석재 2백50만개로 만들어졌으며 사면이 동서남북을 정확히 맞추고있다는 3개의 피라미드를 보면 고대 이집트인들의 건축술에 그저감탄할 뿐이다.

이 피라미드에서 5백여m 동남쪽에 사자의 몸에 사람의 두상을 한(인면수신) 스핑크스가 있다. 스핑크스 앞에서는 매일 밤 2차례씩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에 조명을 비추며 고대이집트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환상적인 소리와 빛의 쇼가 펼쳐지기도 한다.

또 카이로에서 25㎞ 가량 남쪽에 위치한 고왕국시대의 도읍지인 사카라(현 멤피스)에서는 이집트역사의 황금기를 구가한 람세스2세의 거상 등 유적을 만나게 된다. 인류사상 최초의 피라미드인지세르왕의 계단식 6층 피라미드도 이곳에 있다. 이 피라미드 곁에는 거의 붕괴된 언덕같은 형태지만 내부는 신들에 대한 찬가와 왕의 올바름 등을 나타내는 상형문자로 장식돼있는 우나스왕의피라미드가 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로 인구 1천7백만을 헤아리는 카이로시내는 신카이로와 구카이로로 나뉘는데 신카이로에는 근대적인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관공서와 공공건물이 모두 이곳에 있다. 구카이로에는 그리스 정교에 속하는 콥트교도들의 비애가 새겨진 박해의 박물관 콥트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성지순례자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코스. 구카이로에서는 콥트교회의 하나인 세인트 기르기스교회와 이슬람사원인 아무르 모스크를 관람할 수 있다. 시내에서 '수크'라는 재래시장도 눈요기거리를 제공한다. 나일강을 따라 오가는 나일 크루즈(선상유람)와 이집트여인의 밸리댄스(배꼽춤)를 감상하는 맛도 일품이다.

카이로시내 중심지인 타흐리르 광장 전면에는 프랑스인이 설계한 세계 유수의 이집트박물관이 있다.

선사시대부터 고.중.신왕국 그레코로만기에 이르기까지의 유물 10만여점이 소장돼 있으며 조각과석관, 그림문자 등이 시대순으로 전시돼 있다. 또 이 박물관에는 역대 왕과 왕비의 미이라가 진열돼 있는데 특히 투탕카멘왕의 황금마스크와 황금마차 등 정교하게 조각된 유물이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B.C.21세기에서 B.C.12세기 사이의 이집트왕조 수도였던 룩소는 카이로 남쪽 6백70㎞에 위치해있다. 룩소는 우리나라의 경주와 같이 시내 전역에 고대 이집트의 유물과 유적이 산재해 있다. 지금도 공사를 하다가 유적이 발견되곤 한다. 이곳 나일강 서쪽에는 유명한 왕가의 계곡과 귀족의무덤, 왕비의 계곡 등 고대 왕들의 무덤군이 밀집해 있다. 대부분의 왕 무덤이 모조리 도굴되고말았지만 투탕카멘왕의 무덤은 5천여점의 유물을 간직한 채 발굴됐다. 현재는 이집트박물관으로옮겨져 화려한 옛 이집트문화의 정수를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룩소시내에는 이집트문명의 압권이랄 수 있는 카르나크 신전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몽땅 뺏는다.어마어마한 크기의 돌기둥과 오벨리스크 등은 그야말로 고대 이집트인들의 조각예술의 정화를 보여준다. 높이 23m, 15m의 거대한 돌기둥 1백34개가 늘어서 있어 규모나 정교함에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나일강을 끼고 있는 룩소신전도 카르나크 신전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아름답기 그지없다.

룩소에서 다시 남쪽으로 2백㎞를 가면 아스완이 있다. 이 곳은 아스완 댐으로 유명해진 곳. 아스완의 나일강에는 페루카라고 하는 하얀 돛을 단 작은 요트가 강 중간 섬 곳곳에 위치한 호텔로손님들을 실어 나른다. 이 돛단배를 타고 강한 햇살이 내리쬐는 나일강을 선유하는 재미는 그 무엇에도 비할 바가 아니다. 아스완에서는 고대의 돌 자르는 기술을 보여주듯 다듬다 만 오벨리스크와 암굴분묘군 등을 볼 수 있다. 아스완댐 부근에서 뱃길로 10여분을 달리면 댐건설로 수몰될뻔했던 필레의 신전을 만나게 된다.

아스완에서 나일강을 따라 2백80㎞ 떨어진 곳에 위치한(수단과의 국경부근) 아부심벨. 아부심벨신전은 댐건설로 생긴 나세르 호수 바로 옆에 있다. 유네스코에서 수몰위기의 이 신전을 68년부터4년동안 대역사끝에 원래 위치보다 60m위로 옮겨 재현해 놓았다. 아부심벨 신전 역시 석회암층에암굴을 뚫어 완성시킨 것으로 부조 조각 등은 정교함의 극치를 이루며 당시의 생활상과 신앙관등이 잘 나타나 있다. 이밖에도 모세의 십계명으로 유명한 시나이 반도 등 볼거리는 궁무진하다.제대로 이집트를 관광하려면 줄잡아 한달쯤은 잡아야 가능하다.

〈洪錫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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