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개발연구원-대구패션조합 실리싸움 계속

입력 1997-01-10 14:29:00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부설 대구패션디자인연구센터의 초대소장이 미스김텔러의 임창곤씨로 내정된사실이 알려지면서 구랍 30일 '패션조합 이사장 이하 이사진 전격 사표'를 몰고왔던 대구패션조합의 돌발 사태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지난 8일 조합원 39명중 31명(위임장 포함)이 참석한 임시총회에서 대구패션조합원들은 "고임금으로 인한 원가 상승의 어려움과 수입상품의 범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집행부가 필요하다"며 서건웅 이사장의 사표를 반려하고, 새 집행부 구성 권한도 전적으로 재위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임시의장(안병기씨)이 조합 이사장 사퇴 반려를 발의, 회의 절차상 적법하냐는 논란을 빚었으며, 정작 이번 사태를 촉발했던 패션디자인연구센터 소장의 적격성, 전문성 여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서 이해하기 힘들다고 불평하는 조합원마저 있었다.

취임 9개월만에 3번째 낸 사표가 반려된 서건웅 이사장은 구랍 30일 대책회의에서 "패션산업 활성화와 관련된 패션디자인 연구센터 소장 임명과 관련해서 이해당사자인 조합의 의견을 구하지않은 것은 조합을 무시하는 처사"라던 강경 입장에서 물러나 "패션디자인 연구센터 소장이 누가되든지 상관없다. 명분보다 실리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실리란 패션디자인연구센터가 운영권을 쥐고 있는 봉제실험실의 단추구멍(큐큐·나나인치) 봉제마무리기(간도메) 마킹그레이딩캐드 단뜨기(스쿠이) 등 각종 기기와 부대설비를 조합원들이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한다는 것.

이 기기들은 박정갑씨(정경물산)가 대구패션조합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당시에 패션산업 활성화를 위해 대구시에 건의됐으나 이사장 사퇴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섬유개발연구원 부설패션디자인연구센터(전 패션디자인개발본부)에서 운영하고 있다.

서씨는 "봉제기기를 조합으로 돌려받든지 임대받도록 해보겠다. 이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제2의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유재선원장은 "봉제기기는 대구시의 예산으로 구입한만큼 대구시와소유권에 대해 논의가 돼야할 문제"라고 전제한뒤 "패션조합을 위해 들여온 각종 기기들은 지난해 8월 이래 1백%% 개방, 아무런 제약이 가해진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섬유개발연구원측은 "봉제실을 완전히 공개하고 있으며 사용해달라고 홍보를 하는 형편"이라고 덧붙여 서건웅 이사장이 말하는 봉제실 사용 어려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실제 지난해 서건웅씨(서웅어패럴) 주영빈씨(주원실업) 등 패션조합원들이 봉제실험실의 기기를활용했었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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