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대구문화 정착을 위해 쏟은 대구시의 노력은 과연 몇점일까.
문화예술인을 비롯, 일반시민들이 매기는 대구시의 문화행정점수는 그리 높지 않다. 특히 일부에서는 그간 대구시가 타시도에 비해 지역문화의 중요성을 등한시, 관주도의 탁상행정으로 대구문화를 정체시키고 순치시켰다는 혹평도 서슴지 않고있다. 그러나 지역단위의 문화수준은 문화창출과 발전에 참여하는 전문 예술인과 시민모두가 책임져야할 문제이며 일부에서는 본격적으로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 대구문화의 미래도 점차 밝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일반시민들의 외피적인 불만은 대구를 대표할 만한 국제적인 문화행사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있는데다 수준높은 공연이나 전시회가 제대로 유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광주의 경우 지난 95년부터 시작된 국제미술제 '광주비엔날레'로 문화도시로서의 명성을 떨친것은 물론 서울중심의 종속문화를 탈피, 독특한 지역문화를 창출하는데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섰으며 부산도 지난 해 9월 국제영화제를 개최해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재정지원이 대구보다 열악한 수원도 지난92년 금난새씨를 상임지휘자로 초빙한 후 수원시향의 명성이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대구는 어떠한가.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문학 영화 등 각 예술분야 어디에서도 자랑거리로 내세울만한 국제문화행사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또 내실있는 기획공연.전시회도 한해동안 손꼽기조차 어렵다는 것이일반시민들의 인식이다.
대구시가 내세운 문화예술교류사업은 자매도시 중국 청도에서 가진 예술교류와 일본 히로시마.센다이등지에서 연 국제축제 상호교류가 고작이지만 이또한 일부 문화.예술인들의 관심속에 열려교류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타시도에 비해 가시적인 문화성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지역문화예술인들은 빈약한 재정때문이라는데 입을 모은다.
대구시는 지난 해 문화예술분야에 모두 총예산(특별회계 제외)의 1.71%%에 해당하는 210억여원을 투입했다. 이수치는 인천 1.57%%(130억여원) 광주 1.65%%(120억여원) 대전 2.2%%(140억여원)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예산이다. 또 대구시 문화예술예산은 94년기준(121억여원)으로 95년 53%%, 지난해 76%%, 올해는 79%%증가됐다.
또 시는 예술단체 활동지원비를 97년 12억에서 2000년까지 20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문예진흥기금도 올해 29억원에서 오는 2005년까지 70억원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이같은 문화예산을 바탕으로 살펴볼때 정체되고있는 대구문화는 결코 빈약한 재정만이 이유가 안된다. 문화예술을 선도하는 각 단체와 졸속적인 대구시 문화정책이 빚은 결과라는 결론에 도달하게된다.
대구시가 지역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제시한 청사진을 살펴보면 깊이 있고 내실있는 '소프트웨어'보다는 외형과 전시위주의 '하드웨어' 문화정책에 더 치중하고있다는 사실을 알수있다.대구시는 지난 해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대구시 문화창달을 위한 기본계획을 마련했다.이계획에 따르면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욕구를 충족하기위해 각 구별로 구민회관을 건립하고동.서지역에 조각공원을 조성한다.
또 민자유치를 통해 구 제일모직자리에 부지 4만평규모의 제2문화예술회관, 두류공원에 부지1만평 수용인원 1만5천여명 규모의 야외공연장을 건립하고 특히 전통문화 계승발전을 위해 부지10만여평에 민속마을을 건립하며 대구감영 4백주년 기념사업을 펼친다는 것. 또 오는 2000년까지 무형문화재 전수관및 민속박물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상당수가 예술문화 공간과 시설확충사업에만 치중, 문화예술인들의 내실있는개인적인 활동 지원에는 미흡해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균등한 비전제시가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이런 가운데 지방자치시대 개막으로 대구시의 문화정책은 일부나마 발전적인 방향도 엿보인다. 임용을 둘러싸고 잡음이 잇따르긴 했지만 관출신인사가 독점하던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직에 전문예술인이 지난 해 8월 취임하고 대구시립 교향악단에 유명 외국인 지휘자 라빌 마르티노프(러시아)가 초빙되는등 지역 문화발전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 가시화되고있다.또 관변일색이던 달구벌축제가 거리축제로 변모,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행사의 한마당으로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했다. 이에대해 많은 문화예술인들은 "독자적인 지역문화의창출을 위해서는 대구시 문화예술행정의 전문화가 시급히 이뤄져야하며 지역 예술인들의 화합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배가되어야 할것"이라 입을 모았다.
〈柳承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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