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 씨름단 감독선정 고민

입력 1997-01-08 00:00:00

청구청룡씨름단이 '제2의 창단'을 준비하며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창단 5년째를 맞은 청구는 '젊은 기상'과 '패기'를 잃은 선수단의 타성에 젖은 매너리즘을 극복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나 후임 지도자 선정을 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청구씨름단의 '노쇠화'는 극심한 성적부진으로 나타났다. 프로씨름 5개 지역장사전과 천하장사대회 등 모두 8개 대회에 걸린 24개 타이틀중 지난해 청구가 차지한 것은 4개. 이태현(설날장사·백두장사〈9월〉·대전장사〈10월〉)과 백승일(백두장사〈10월〉)의 감격이 청구가 누렸던 기쁨의 전부였다.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한라급 김선창은 단 한번도 4강 진입에 성공하지 못했다. 더욱이 청구는8개 구단중 단체전 종합순위 6위에 머물러 천하장사대회 최강단 결정전에 출전조차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94년과 95년 각각 11개 및 12개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청구는 강력한 리더십 확보를 개혁의 첫째 과제로 꼽고 있다. 권석조 감독은 부임한지 1년밖에안됐지만 그동안 권감독이 보여준 지도방식으로는 청구가 '강력한 씨름단'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어렵다고 구단측은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말로 계약기간이 끝난 권감독은 청구가 재계약을 않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사실상 해임된 상태다.

그러나 엄격하고 체계적이며 과학적인 훈련과 관리로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프로근성을 심어줄 수있는 지도자를 찾아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게 청구의 고민. 결국 청구는 물밑접촉을 통해지도자를 선임하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공개채용'으로 후임감독을 선택하는 방법을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

청구는 또 성적이 부진하고 장래 발전가능성이 희박한 선수 2~4명을 방출하는 한편, 성적과 훈련태도에 바탕을 둔 엄격한 연봉협상으로 '신상필벌'의 원칙을 확립할 방침이다.조직개편에 따른 청구의 한파는 신임감독 선임과 선수단 재구성이 끝나고 재도약을 위한 '사기진작책'이 마련될 이달말 이후에나 걷힐 전망이다.

〈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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