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설세계-중국 4대 자연기관(奇觀)의 하나'
'겨울의 추운 기후조건에서 이뤄지는 극히 신기롭고 진귀한 임해설원(林海雪源)'중국 관광·지리서는 백두산의 겨울을 이렇게 매혹적으로 표현했다. "독특한 빙설자원은 썰매타기.스키 같은 빙설운동과 겨울사냥에 좋은 조건을 마련해준다"고 연변대 교수 등 4명이 공동집필한 관광지리서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건 그곳 토박이에게나 어울리는 말이다. 겨울 백두산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할 만큼냉혹해서 남한사람들이 즐길 관광의 대상으로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추위.눈.바람 '진면목'
천지 오르기 직전 언덕에는 기상관측소가 자리잡아 있다. 유난한 백두산의 겨울을 측량해보자는의도인데 대원들의 고생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기온 눈 바람 3박자가 맞아떨어진 이곳의 겨울은 엄혹하기 그지없어 제대로 된 난방시설과 장비를 갖추지 못한 대원들은 엉성한 벽돌집에서 몸으로 견디는 눈치였다. 이곳에서 측정된 최저기온은 무려 영하 44℃. 겨울의 한복판인 1월 평균기온이 영하 23.2℃로 그 자체가 살인적이므로 최저기온은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할 지도 모른다.
"사계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겨울과 겨울 아닌 계절이 있을 뿐이지요" 온통 털옷으로 몸을 둘러싼한 관측대원의 얘기는 차라리 처절했다.
추운데다 길기도 한데,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대략 8개월동안 겨울풍경이 계속된다고 이 대원은 말했다.
이런 형편이니 백두산이 중국 동북지역에서 가장 추운 곳이라는 설명은 저절로 설득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기후현상 국부적 특징
겨울은 또한 눈의 계절이기도 했다.
앞서 얘기한 기상관측소의 경우 연중 여덟 달이 넘는 2백54일동안 평균 30㎝이상의 눈에 덮여 지낸다고 했다.
8월말이면 내리기 시작해서 이듬해 6월말까지 눈이 오고 연중 눈오는 날이 평균 1백45일이나 된다.
산에 쌓여있는 눈은 더 깊었다. 만물은 1~2m나 되는 눈 속에 파묻혀 있었다.
계곡에는 10m넘게 눈이 쌓인 곳도 수두룩하다고 현지인들은 말했다. 바람이 세게 불므로 언제 어디로 날려 눈 속에 파묻힐지 모른다는 얘기였다.
백두산은 산체가 워낙 거대해서 국부적으로 독특한 기후현상을 보여주었다. 높이.방위에 따라 기후가 서로 크게 달랐다.
해발고도가 올라갈수록 기온은 급강하했고 구름과 안개는 더 잦았다. 방위는 해발고도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다.
같은 고도인데도 북서쪽이 남동쪽보다 더 추웠다. "온도가 낮은 편서풍을 직접 받기 때문"이라고지리학 교수들은 설명했다.
*'6월의 봄'엔 꽃물결
혹독한 겨울 한가운데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장백폭포와 홍경천이었다. 장백폭포는한겨울에도 얼어붙지 않고 의연히 쏟아져내렸고, 홍경천은 얼음속에서 제모습을 버리지 않았다.백두산의 봄은 6월 한 달도 되지 않는다. 그래도 두견화를 비롯한 온갖 꽃들이 온 산을 치장해짧지만 화려하기 그지없다고 한다. 비록 겨울이 백두산의 진면목이라 하겠지만, 만물은 활기로 되살아나는 벅찬 계절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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