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란 말이 미래를 수놓고 있다. 이제 아무도 정보화사회가 21세기의 세상이 되리란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21세기가 20세기 사고방식을 그대로 물려받지 않으리란 점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보화는 곧 신사고(新思考)의 결실이므로 미래사회는 누구이든 새롭게 사고하는 인간(idea-man)이 되라고 요구한다.
*미래는 물질보다 두뇌
미래의 주인은 새롭게 사고할 수 있는 사람이다. 새롭게 사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곧 자원이며 자본이다. 물질이 돈이 아니라 물질을 다루는 두뇌가 돈이라고 생각해 보면 신사고란 것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기가 쉽다. 선진국들은 물질이나 돈보다 두뇌가 더 가치있다는 결론을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으로 옮겨 놓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멀었다. 발상의 전환을 외치고 있지만 우리네 실상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흉내짓 하려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워서 따라 하면 지고 마는 것이 정보화사회의 숨겨진 속성이다. 정보화사회의 경쟁은 스포츠가 아니다. 그것은 치열한 전쟁과 같다. 이 전쟁에서 핵폭탄은 인간의 창의력이다.
배우고 외워서 알게 된 힘은 자식일 뿐 창의력이 아니다. 창의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스스로느끼고 생각해서 알아낸 원동력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국력은 한국인의 창의력에 달려 있게 된다.우리 모두 창의력을 갖추고 노력할때 비로소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고 우리 것을 성취할 수가 있다.
*창의력이 곧 국력
GNP 백불 이하에서 시작해 30년만에 만불을 이룩한 것은 분명 경제성장의 신화에 버금간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외채가 천억불이 되어 가고 있는 중이고 해마다 로열티를 수억불씩 지불하고있는 지경이다. 겨우 남의 기술을 도입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우쳤지만 우리는 아직도 사고방식의 모방이 기술도입보다 더 무서운 약점이란 것을 모르고 있는 형편이다. 말하자면우리는 여전히 '한국인의 창의력'에 대한 믿음이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우리 나름의 신사고가 소중하고 귀하다는 시대정신을 구축하는 일이 21세기를 앞두고 무엇보다중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남의 것을 모방하거나 빌려쓰려는 근성을 버리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를 창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를 수입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시대정신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
*新思考 한국인 기르자
신사고는 역사속에서 찾아내는 사고방식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에 없었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인간의 능력이다. 그러므로 신사고는 과거에 의지하지 않고 미래를 새롭게 창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물려받는 세상이 아니라 새롭게 성취해 가는 세상으로 미래가 열려있는 셈이다. 지금 우리는그런 미래를 열 수 있는 열쇠를 마련하고 있는가? 그런 열쇠가 우리 손에 쥐여있는가?20세기를 정신사적으로 되돌아본다면 우리는 서구적 사고방식을 맹종하는 습성을 당연시해 왔다.조선조 서포(西浦)는 중국 흉내를 내는 지식층을 인간 앵무새로 규정했고 다산(茶山)은 아시조선인(我是朝鮮人)이라고 선언했었다. 20세기 우리의 지성은 서구 흉내를 내는 앵무새 노릇을 무서워하지 않았고 '나는 한국인이다'는 의식을 냉소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말하자면 신사고의 한국인을 경원해 온 편이다. 이래서야 어찌 창의력이 좌우하는 미래의 주인이 되겠는가? 정축년(丁丑年) 초입에 우리 모두 이런 반문(反問)을 새기고 정신 좀 차렸으면 한다. 〈한양대 교수·국문학〉
※류종호칼럼에 이어 새해 상반기 6개월간(격주 화요일) '윤재근칼럼'을 연재합니다.▨윤재근(尹在根)교수 약력
△서울대 영문과·동대학원 (미학·석사) △경희대 대학원(문학박사) △문화비평편집인겸 주간 △현대문학편집인겸 주간 △한국미래문화연구소 소장 △월탄문학상 한국문학상 현대문학상 등 수상△저서 장자우화시리즈(3권) 논어우화시리즈(3권) 노자풀이(3권) 문화전쟁 등 △현 한양대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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