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전통의 향내를 풍기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우리의 옛 집들.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대문에서 안채까지 양파껍질을 벗겨가듯 아흔아홉칸 쉬엄쉬엄 문을 들어설 때마다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고색창연한 공간들엔 외양만을 중시하는 서구 건축의 즉물성과는 판이한 깊이, 곧 철학이 담겨 있다.
"절집이든 고옥(古屋)이든 건물안 툇마루에 앉아 밖을 한번만 내다보면 자연경관과 환경의 일부로 조화롭게 놓여져있는 고건축의 멋과 진면목을 알 수 있습니다"
자료집 발간을 목표로 15년째 옛 집들을 향해 셔터를 눌러온 장석하(張錫河·45·경일대 건축공학과)교수의 말처럼 우리의 옛 집은 단순히 '보여지는' 시각적 존재를 넘어선 당당한 문화유산, '체득해야 할' 대상이다.
유난스레 집에 대한 소유욕과 애착이 강한, 그러면서도 어쩌다 찾은 고옥과 고찰 앞에서 기념사진 찍기 무섭게 등돌려버리곤 하던 무심함을 버리고 새해엔 옛 선조들의 집에 우리의 문패를 들고 뚜벅뚜벅 걸음을 옮겨봄이 어떨까.
〈金辰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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