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테러 기도 사건이 있었던 미국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빌딩 11층은 사건 하루 뒤인 3일(현지시간)에는 끊임없이 찾아드는 취재진으로 소동을 빚었다.
하루전 우편물 폭탄으로 사무실에 있던 기자들이 두차례씩이나 쫓겨나야 했던 자리에 이날은 현장을 취재하려는 외부 기자들이 하루종일 몰려들어온 셈.
사건 현장인 알 아야트지 사무실은 이날 내내 문이 굳게 걸어잠겨진 채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다.문 앞 좁은 복도에 방송 카메라맨과 취재 기자들이 종일 진을 치고 있었을 뿐.기자의 사무실도 공교롭게 같은 11층에 자리하고 있어 기자의 97년 새해는 졸지에 테러현장 한가운데서 어수선하게 막을 올리게 됐다.
무엇보다 기자의 사무실과 이웃해 있는 아랍계 신문사들은 정초부터 테러공포에 떨고 있다.같은 층에는 아랍계 신문 3개사가 워싱턴지국을 갖고 있는데, 그중 하나인 알 아람지 사무실에서는 이날 오전 내내 우편물을 열어보지 못한 채 복도 바깥에 내놓고 있었다.
이 사무실의 한 여직원은 노란 사무용 봉투가 쌓여있는 우편물 더미를 내려다보고 있는 기자와마주치자 얼굴이 다소 상기된 채 "경찰이 온 뒤에 함께 개봉키로 했다"고 쓴웃음을 짓는다.기자가 미국근무 중 테러에 '근접'한 것이 벌써 두번째. 한번은 지난 애틀랜타 올림픽 때였으며, 이번 프레스빌딩 폭탄테러 미수사건이 두번째인 셈이다.
애틀랜타 올림픽 때는 마침 올림픽 전반기 문화행사 취재를 마치고 워싱턴에 일시 복귀해있는 중에 폭탄테러가 발생해 아무런 피해도 없었지만, 애틀랜타 현지 취재 중 폭발현장 앞을 수없이 지나다녔기 때문에 기실 약간의 아찔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는 기자의 사무실과 바로 이웃해있는 알 아야트지 사무실에서 무려 4개의 우편물폭탄이 발견돼 그야말로 폭탄테러에 '니어 미스(near miss)'까지 가게 된 것.실로 '테러가 남의 일만은 아니다'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기자는 적어도 바로 옆에서 폭탄이터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고국이 한층 그리워질 뿐이다.
〈워싱턴.孔薰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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