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새해 정치 당리보다 국익을

입력 1997-01-03 14:51:00

정축(丁丑) 새해가 밝았지만 금년 한해 나라살림의 진운(進運)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심경은 첩첩산중, 암담한 느낌을 지울길 없다. 신년 벽두부터 노동법개정에서 비롯된 노동계의 총파업문제가현안으로 대두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끝간데 없이 곤두박질 치는 경제, 앞뒤 가리지 않는 북한측의 대남(對南)도발등 어느것 하나 마음을 놓을만한 건덕지가 우리에겐 없는 것만 같다. 더구나 올12월18일로 예정된 대선(大選)으로 말미암아 대통령 임기말의 레임덕에다 과열 선거에 따른 후유증까지 겹쳐 설상가상의 곤욕을 치를것만 같은 위기감을 지울 길이 없다.

과거에도 우리에게 국난이 적지않았지만 이번처럼 총체적인 난국에는 무엇보다 탁월한 정치력이절실히 요망된다 할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우리가 처한 이러한 난국속에서도 국정운영의 가닥을 잡아 경제를 회생시키고 공정하고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중차대한 2가지 과제를 해결하기엔 너무나역부족의 모습이다. 지난한해 문민시대의 주역으로 개혁정치를 내세운 여야의원들은 그러나 과거60년대나 70년대의 독재정권때나 있음직 했던 정치행태에서 한걸음도 벗어나지 못한채 추한 정권욕만 국민 앞에 드러냈다.

15대 국회는 늑장 개원(開院)으로 시작, 잇따른 대선(大選)겨냥의 당리당략과 그에 따른 갖가지원내외의 정쟁만을 일삼더니 급기야 신한국당의 안기부법 개정안등의 변칙통과로 여야 격돌이란막다른 국면에 다달았으니 이러한 지도력으로 어떻게 초미의 난제들을 헤쳐나갈 것인지 앞길이캄캄하다.

진실로 요즘 문제되는 것은 우리에게 닥쳐올 난국(難局)들이 아니라 이를 헤쳐나갈 지도력의 결핍에 있는게 아닐까.

지금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경제회생과 국가안보강화로 국리민복을 높이는 일이지 지나친대권 경쟁으로 이전투구식 정쟁을 일삼는게 아닌 것이다.

진정코 올해 우리 정치는 당리(黨利)보다 국익(國益)을 우선시켜 '정치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것이며 이야말로 대선전(大選戰)의 첩경이기도 한것이다.

정부도 우리가 직면한 난국타개를 위해 경제회생과 엄정하고 공정한 대선을 주도해야할 책임이있다.

경기부양을 빙자해서 대선전을 겨냥한 선심공세등은 경제를 결딴낼 것이며 공정치 못한 대선 관리는 그 후유증으로 내부 갈등을 빚어 난국 타개의 장애가 될뿐인 것이다.

국민도 책임의 몫이 크다.

과거 정치가 이처럼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겉돌기만 한데는 맵짠 국민 심판이 없었던 탓도 크다.그런만큼 이번만큼은 어줍잖은 선심으로 대선전을 치르려는 정당이나 후보, 또 지역감정의 구도에 편승해서 선거전을 치르려는 정당이나 후보를 외면하는 혜안을 보이자.

국가관리능력을 바탕으로 경제를 회생시키고 안보를 굳건히 할 참신한 지도자를 뽑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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