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7-01-03 00:00:00

▲말이나마 여유가 있으면 듣는 쪽이 푸근하다. 오늘은 이리 어렵더라도 내일을 위해 참아야 한다면 어지간한 일은 참을 수 있다. 그러나 내일도 기다릴게 없다며 아픈데를 계속 자극하면 상처는 더 악화될수 있다. 금방 큰일날 병이 아니면 가급적 수술보다는 저절로 주저앉을 때를 기다려낫게하는 방법이 동양적 지혜다. ▲아무리 물질만능시대라 하더라도 그 밑바닥은 인성(人性)이 지배한다. 손에 가진게 없고 남에게 업신여김 당하는게 싫어, 가지지 않은걸 많이 가진양 줄수없는걸 얼마든지 줄수있는양 바람을 치면 당장은 넘어갈수 있다. 그러나 돌아서서 거짓말이 탄로났을때 거꾸로 받아야할 그 업신여김은 어찌할 것인가. ▲우리는 '거품'때문에 지금도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다. 경제가 괜찮게 돌아갔을 무렵 과소비를 경계하고 씀씀이를 분수에 맞추었던들 '불경기로 죽겠다'는 아우성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경기지표가 계속 나쁘게 나오는데도 다음은미국, 다음은 유럽하고 헤프게 나다녔으니 거덜이 날수밖에…. ▲결국 거품을 만들어 거품을 뒤집어 쓰고 있는 셈이다. 새해 정축(丁丑)년에는 사회 어느구석이나 거품이 걷혀져야 한다. 그리고옛말처럼 오르지 못할나무는 쳐다 망 말아야 한다(難上之木勿仰)너무 큰 희망은 자기가 자기를속이게 되는 것이다. 오를만한 나무를 향해 걸음을 내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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