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전 시나리오

입력 1996-12-31 14:00:00

15대 대선전(大選戰)을 감상할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대목은 역시 여권의 분열과 야권의 후보단일화 여부다.

여권입장에서는 당의 분열여부는 핵심적인 사안이다. 김영삼대통령과 강삼재사무총장도 당의 결속을 통한 정권 재창출을 줄곧 강조해 왔다.

만약 민주계 후보로 귀착되고 이회창고문을 비롯한 영입파는 물론 김윤환, 이한동고문등 민정계가 일부 내지 대규모로 이탈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여당은 혼란에 빠져 들어가게된다. 역으로 비민주계 주자가 대선후보로 결론나면 민주계주자들은 이를 수용치 않을 수 없다. 이는 야권에서DJ와 JP가 후보단일화에 성공해도 대선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이홍구대표와 이회창, 박찬종, 이한동고문은 최형우고문과 김덕룡장관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서있는 셈. 실제로 요즘 최형우고문과 김덕룡장관등 민주계 중진간판을 제외하고 적잖은 민주계인사특히 청와대비서관 출신들을 중심으로 민주계가 당권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대권은 비민주계에게줄수 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나오고 있다.

한국사회의 특징중의 하나는 이회창고문이든 박찬종고문이든 당에서 이탈, 무소속으로 단기필마할 경우는 본인의 승리는 희박하다는 것이다.

결국 여권의 분열 여부와 야권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여야 대선전의 가상시나리오는 대충 네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로 여권내에서 후보가 1명으로 통일되고 야권후보가 단일화되면서 2파전으로 경쟁할 경우다.이때도 여론조사결과가 다소 다르기는 하다. 이홍구대표, 이회창고문, 박찬종고문은 이기는 것으로 나오는 데도 있고 이와 반대로 김대중총재가 승리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아직은 각종 여론조사는 김종필총재는 대선승리가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정가에서는 권력쟁취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나쁜 인상만 불식시킬 수 있다면 야권도 한번 해 볼만한 싸움으로 내다보고 있다.

둘째로 여권내에서 후보가 1명으로 압축되고 야권이 분열되었을 경우이다. 야권의 최악의 순간이다. 이 대목에서는 여권내 어떤 후보라도 필승할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서 최형우고문과 김덕룡장관이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다.

셋째로 여권내에서 큰 분열이 벌어지는데 비해 야권이 단일후보를 낼 경우이다.여권 최악의 상황이다. 이 때는 여권이탈세력들이 야권에 합류하거나 무소속세력을 형성하면 여권으로서는 대단히 우려할 형국이다. 특히 이회창고문과 박찬종, 김윤환고문의 이탈에 따른 파괴력은 엄청날 것이라는게 정가의 공통된 인식이다.

넷째로 여권내에서 큰 분열이 벌어지고 야권 또한 분열을 노정하는 경우이다.

이때는 여권이 상대적으로 야권에 비해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다. 물론 여권이탈세력이 야권의 한쪽과 결합한다면 상황은 또다시 돌변할 수 있다.

결국 여야의 대선승리는 후보자 면면못지않게 여권및 야권의 분열정도, 이에따른 상대편으로의세력 가세정도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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