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는 지역물가... '흑자가계부' 보인다

입력 1996-12-31 14:24:00

96년은 수출부진의 여파로 국내 경기가 침체를 면치 못한 한해였다. 산업생산이 지난해에 비해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며 기업의 감량경영으로 고용불안까지 겹쳤다. 여러면에서 낙제점을 받은 올해 우리경제의 모습을 통계수치로 알아본다.

*** 물가.가계수지

올해 경제성장률, 경상수지, 소비자물가 가운데 연초에 정부가 세운 목표대로 달성된 것은 물가뿐이다. 올들어 11월까지 소비자물가는 4.3%%가 올라 연간억제목표(4.5%%)의 달성이 유력시되고있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편차가 커 제주의 경우 5.4%%, 경기 5.1%%, 인천은 5.0%%나 오른 반면 경북은 3.9%%가 오르는데 그쳐 전국에서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대구도 4.1%% 상승하는데머물러 연말까지 대구·경북 모두 4.5%% 이내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하지만 경북도내의 경우 지역별로 큰 격차를 보여 경주(3.3%%), 구미(3.5%%), 포항(4.0%%) 등은전국 평균 이하였지만 안동은 5.0%%로 매우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95년 4/4분기에 처음 2백만원을 돌파한 도시근로자가계의 월평균소득은 올 1/4분기에 2백10만1천7백원, 2/4분기 2백3만9천5백원, 3/4분기 2백26만3천7백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평균 13.5%%가 증가, 95년 3/4분기까지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 12.7%%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그러나 소비지출증가율이 소득증가율보 다 높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도시근로자들의 씀씀이는헤픈 모습을 보였다. 소비지출은 1/4분기에 1백41만2천1백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7%%, 2/4분기에 1백35만1천3백원으로 17.2%%가 각각 증가, 13.2%%와 13.3%%에 머문 소득증가율을 넘어섰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3/4분기에 들어서는 소비지출은 1백37만2천7백원으로 12.7%% 증가하는데 그쳐 올들어 처음으로 소득증가율을 밑돌았다.

이는 1/4분기의 19.5%%, 2/4분기의 22.7%%로 크게 증가했던 외식비가 12.2%%로 증가세가 둔화됐고 교양오락비는 1.2%%가 감소했으며 자동차 구입 등 개인교통비의 증가율도 2/4분기의56.6%%에서 18.0%%로 대폭 둔화됐기 때문이다.

*** 산업활동.고용

올해 국내 산업활동은 수출과 내수의 부진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생산, 출하, 재고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들어 10월까지 생산은 지난해 동기보다 8.3%%가 증가, 95년 10월까지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12.9%%를 크게 밑돌았고 출하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6%%보다 크게 낮은 7.9%%가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재고는 17.9%%나 증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증가율 12.8%%를 훨씬 웃돌았다. 특히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철강, 반도체, 자동차 등의 재고가 엄청나게 증가, 10월의 경우 반도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2%%, 철강은 52.2%%, 자동차는 38.0%%가 각각 늘어났다.경기침체에 따른 고용축소 현상도 두드러져 올들어 제조업 취업자수는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제조업취업자수는 1/4분기에 4백69만1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가 감소한 이래 2/4분기에 2.1%%, 3/4분기에는 1.8%%가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실업률은 1/4분기 2.2%%, 2/4분기 1.9%%, 3/4분기 1.8%%로 지난해와 같거나 낮았다. 하지만 연령·학력별로는 큰 격차를 보여 25-29세 대졸이상 남자의 실업률은 1/4분기 5.2%%, 2/4분기 5.7%%, 3/4분기 5.2%%로 매우 높아 경기위축에 따른 기업의 신규고용 축소 현상을 반영했다.

지역별로도 명암이 엇갈려 6대 도시의 경우 1/4분기 3.1%%, 2/4분기 2.6%%, 3/4분기 2.5%%로모두 전국평균보다 높았으나 9개도는 1.4%%, 1.4%%, 1.2%% 등으로 전국평균을 밑돌았다.대구의 경우 1/4분기에는 3.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포인트 증가한데 이어 2/4분기와3/4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각각 0.4%%포인트와 0.7%%포인트가 늘어난 3.2%%를 기록, 올들어계속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경북은 1/4분기 1.4%%로 지난해 동기보다 0.2%%포인트 줄어든데 이어 2/4분기와 3/4분기에도 각각 0.6%%포인트와 0.3%%포인트 줄어든 0.8%%와 0.9%%라는 낮은 실업률을 유지했다.*** 경상수지.환율

올들어 10월까지 경상수지는 수출단가의 급락으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와 해외여행 급증과 로열티지급액 증가 등에 따라 지난해 같은 기간의 84억달러 보다 무려 1백11억달러나 많은 1백95억달러적자를 기록했다.

이중 무역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억달러의 2배가 넘는 1백26억달러로 늘어났고 무역외수지도 해외자본유입 확대에 따른 이자 및 배당금지급과 기술도입에 따른 로열티지급, 유학 및 연수경비 증가 등으로 인해 역시 전년 동기의 29억달러에서 61억달러로 2배 이상 급증했다.이같은 경상수지 적자 확대에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달러화강세, 국내 경기 및 주식시장의부진에 따른 자본수지흑자 축소가 겹쳐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상승, 지난해 연말기준 달러당 7백74.7원이었던 것이 11월말에는 8백28.7원으로 7.0%%나 인상됐으며 최근에는 8백40원을넘어서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노동관계.임금

올들어 11월까지 83건의 노사분규가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87건보다 건수는 줄었지만 대형사업장의 분규 확산에 따라 생산 및 수출차질액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확대됐다.11월까지 생산차질액은 1조7천9백83억원, 수출차질액은 3억8천7백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7천2백58억원, 1억8천6백만달러가 각각 늘어났다.

임금은 올들어 8월까지 전산업평균 11.7%%가 상승,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2%%보다 약간 낮은수준을 보였으나 제조업은 12.1%%가 올라 지난해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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