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토함산 석굴암은 '유라시아 석조예술의 결정' '화강암 예술의 꽃'등 온갖 찬사가 따른다.
신라 경덕왕 15년(751년)에 김대성이 창건한 것으로 전하는 석굴암은 천재예술가의 영감이 빚어낸 순수예술품임과 동시에 당시 첨단공법이 동원된 하이테크문화의 소산이다.
신라역사과학관 석우일 관장은 "석굴암은 대류현상을 이용한 쾌적한 실내환경, 구심력을 동원한역학원리, 천문 토목 기하학 등 당시의 첨단기술이 총동원된 하이테크의 집합체"라고 말했다.자연과 물리현상을 순응적으로 이용한 석굴암의 건축원리는 현대기술도 감히 따르기 힘들정도로천재적 테크닉이 깔려있다.
침수 결로 등 습기를 피하기 위해 굴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빗물 눈 등 기상변화에도 대비한 첨단기술은 석굴암을 수천년이 지난 오늘까지 온전히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석굴의 구조를 살펴보자. 전실(폭 6.5m 길이 4.8m) 비도(扉道-연도, 폭 3.4m 길이 2.7m) 주실(후실, 폭 6.8m 높이 9m)의 적절한 공간은 기하학적 구조이면서도 완벽하다. 전실벽면에 불타 8부중(八部衆), 비도에 사천왕상 4체를 새겨 현세의 욕계를 상징했고 본존불은 무색계를, 주실 벽면에는 10대제자와 11면 관음보살 문수·보현보살 등 15체의 부조상으로 천상의 색계를 나타냈다. 10대제자상 위에 이마돌을 얹어놓고 10개의 감실(龕室)을 만들어 좌우로 각각 5체의 입상을 만들고본존대불까지 합쳐 모두 38체(2체는 도난).
주실내 감실에는 외부지면으로 난 초생달모양의 공기구멍이 10개 있다. 돔 중앙에는 천장의 더운공기와 바닥의 찬 공기가 감돌면서 공기정체현상이 생겨 결로(結露)현상에 따른 불상풍화작용이초래된다. 이것을 막기위해 감실공기구멍은 4.5m정도의 돔내 중간높이에 설계했다. 이것은 6월-9월에는 해양의 고온다습(80-90%%)한 기류가 해양에서 육지로 불어와 석굴내에 정체한다는 사실까지 고려한 습도조절 및 공기순환장치인 것이다.
또 천장의 연화문 천개석과 천장판석에도 쐐기돌을 이용한 틈을 만들어 환기장치로 쓰이게 했다.논란은 있으나 남천우 박사는 "천장에 온·습도를 조절하는 광창(光窓)까지 설치했다"고 주장하고있다.
감실의 10개공간은 시각상으로 주실의 넓이를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주며 외부축조 방법도 이 10개의 구멍의 환기구로서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적심석으로 조적된 선진건축기법.외부의 누수현상을 막기위해 굴주위로 돌을 2중으로 쌓고 흙덮기를 했다. 빗물과 눈이 내부로 흘러들지 않도록 돌의 각도까지 고려, 지표로 흘러가게 했다.
신라인의 독창적인 건축술이 드러나는 것은 돔식의 궁륭. 그러면 궁륭(돔)판석과 쐐기돌(동틀돌)은 어떤 형태와 어떤 공법으로 결속되고 조직되었는가.
돔은 본존 여래의 정수리 지점을 구심점으로 당 12척으로 구성되는 반구형 천장의 구조다. 감실위에서부터 돔 판석은 5단으로 조적시켰고 3단에서부터는 층마다 각각 10개의 쐐기돌을 끼워넣었다. 이때 안쪽은 주먹형 타원모양으로 마감하고 밖은 쐐기돌을 길게 수평에 가깝도록 빼놓았다.특히 쐐기돌의 뒷부분을 크고 넓게 만들어 판석을 들어주는 시소(지렛대)원리가 응용됐다.돔 판석과 쐐기돌이 만나는 궁륭각도는 역학원리를 이용, 구심점에 방사선으로 모아지게 하였다.석굴암은 또 정3각형, 4각형, 6각형, 8각형 등의 기하학적 수리원리도 불교와 예술에 녹아든 고도의 치밀한 조형건축이다.
주실내 주실판석의 11면 관음보살과 문수·보현보살을 밑면으로 하는 3지점은 당24척의 정삼각형으로 관음·문수·보현보살의 불교교리를 치밀하게 도출시켰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1939년 일본인 천재건축가 요네다 묘오지(美田美代治)는 석굴암을 실측한 뒤 쓴 '조선상대 건축의 연구'에서 주실입구는 당 12척으로 (본존대좌의 지름도 당 12척)석굴암 구조의 기본치수로 이는 하루 12시를 나타낸다는 것. 원의 둘레 360도는 태음력의 1년을, 원의 지름 24척은 하루시간을나타내는 우주공간의 축소라고 적고있다.
주실 원의 중심과 전실중심으로 이어지는 직선방향(동남 30도)은 동짓날 해뜨는 방향과 일치하며돔 천정은 당시 신라의 천문도를 응용했다.
이밖에도 인도 중국에서처럼 자연암석을 파내면서 내부공간에 석불을 조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크기의 석재를 인공으로 조립해 원형의 석실과 궁륭천장을 만든 석감(石龕)양식도 신라인의독특한 구상이다.
신라인들이 총체적인 건축술의 집약이 없고서는 이같은 '하이테크' 문화재를 남길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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