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빛 좋은 아침에
모진 양(羊)은 없느니라
우리 임은 누구라도
낮은 손(手)을 지니셨기
무명(無明)의
둘레 끝에서
봄빛 새로 여시니
몸은 매양 뒤에 있고
길은 항시 앞에 있네
눈부신 것이라도
더러는 다가와서
꽃동백
저 어진 숨결로
가슴마다 붉어 다오
꽃마다 불러 앉혀
이름을 다시 묻고
일곱의 일흔 번까지
언 혀(舌)도 새로 풀어
일소(役牛)의
저 속눈썹을
새해에는 조금 닮자
내사 헐벗어도
신시(神市)의 백성이라
아침이 가난해도
사랑을 늬 모르리
역사의
강물들이여
이 발등을 적셔 다오
눈 맑은 청산들이
다투어 잠을 깨고
가슴 높은 햇살들이
벌떼처럼 밀려드는
개벽의
새날들이여
겨레 위에 넘쳐 다오.
〈93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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