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데스크-구미사랑 운동

입력 1996-12-25 15:16:00

구미에서는 지난달 '분도 상호 신용금고'라는 조그만 서민조합의 창립 30주년 행사가 있었다. 이조합은 지난 1966년 20여명이 5천1백원을 모아 만들었는데 30년이 지난 오늘 조합자금이 무려 2백50억원에 6천여명의 회원으로 성장했다. 그들도 믿기지않아 기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초창기50대 회원은 이미 80을 넘어 백발의 할머니가 되었고 회원중에서는 국회의원 시의원 교수 의사에지역문화원장도 나왔다. 그러나 그것은 기적이 아닌 구미인의 엄청난 자조 협동심의 저력이 이룩한 결과였다.

[경북중심도시로 성장]

지난 7월부터 구미시가 추진하고 있는 '구미사랑운동'이 주춤거리고 있다. 구미사랑운동은 구미시가 다가오는 21C 구미를 이끌어 갈 '구미 한마음'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이 운동은 구미시가 민선자치시대출범과 더불어 기획한 것으로 구미시민정신함양, 역사와 전통지키기, 그린도시·구미문화가꾸기·내고장 인재가꾸기등 4대과제와 20여개실천항목들이 구미사랑을 키워나갈 내용으로 되어있다. 다시말해 구미사랑운동은 진취적이고 역동적이며 지역을 사랑하는 '구미정신'을체계적으로 높여 지역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구미인의 마음과 행동'을 정립, 시민모두가'구미 한마음'으로 결집하자는 것이다.

구미는 찬란한 선조문화유산과 조국근대화의 주역을 담당해온 전통에다 국가경쟁력을 선도해온내륙최대의 첨단산업도시로 미래 경북중심도시로서의 역할뿐만아니라 세계속의 전자산업단지로의발전비전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구미는 타지역과 달리 외지인이 많은 특성과 구미 선산의 통합등에 따른 주인의식결여등 주민들의 응집력을 잃어가고 있다. 따라서 비전있는 도시,살고 싶은도시등 21C 자치구미시대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구미는 이제 변해야 하며 구미사랑운동은바로 이러한 발전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것으로 더이상 늦추어선 안되고 또 구미시민들이 모두 함께 나서야 할 운동이다.

[정주의식·애향심 부족]

구미사랑운동의 가장 큰 걸림돌은 시민들의 정주의식과 애향심 부족에 있는 것 같다.구미사람들도 이점은 인정하고 있다. 구미는 외지인이 30만으로 인구의 70%를 넘고 구미 선산의통합과 이농현상으로 내고향 내고장이라는 인식이 날로 퇴색되어 간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구미지역의 각종 공공기관 기관장들은 상당수가 자취생이거나 하숙생이고 삼성 LG 대우등 대기업의임직원등 간부들은 대부분 인근 대도시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심지어 구미에 공장을 갖고 있는많은 상공인들도 주택은 대구에 있다. 주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병원과 약국도 영업이 끝나면주인들이 구미를 떠나는 곳이 많단다. 구미에도 상공회의소등 주요 민간기관이나 단체가 많이 있다. 또 시의회도 있다. 그러나 주민자치체제에서도 상의등 민간단체들의 활동은 종전과 변함이 없고 지자체와 시의회가 힘을 합치는 단합된 모습은 기대 뿐이었다.

[주민의식 개혁운동으로]

구미사랑운동은 구미인들이 살고 있는 이 고장의 자연과 문화전통을 사랑하고 21C 선진도시로탈바꿈하기위한 주민의식개혁운동이다. 따라서 이운동은 지자체만이 북치고 장구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지도급인사는 물론 일반주민들이 다함께 손을 잡고 펴 나가야 한다. 구미 한마음을 이루는 것은 구미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소한 작은 정신에서부터 시작하여 힘닿는데까지 주민역량을한데 모으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내고장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갖고 보다 능동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내고장을 사랑하는 정신적 토양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구미는 2002년 구미EXPO(일명 미래도시의 모습인 세계테크노폴리스 전시회)와 2007년까지의 구미 일렉트로피아(전자산업의 전문 특화된 테크노폴리스)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이는 구미사랑운동을 반드시 이뤄야 하는 또다른 당위성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구미시는 내년1월에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각급기관 단체들의 협조를 유도, 이운동을 범시민운동으로 확산하기 위해 가칭 '구미사랑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1997년 정축년. 구미사랑운동이 과거의 저력을 바탕으로 지역사랑을 실천해 나가는 범시민운동으로 전개되길 기대한다.

중부지역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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