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패션 남성적 캐주얼 바람

입력 1996-12-23 14:22:00

"스커트 보다 바지가 좋다" 불편한 옷차림에 구애받지 않으려는 여성들이 늘고, 활동성이 강조되는 남성적 캐주얼이 여성 패션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스커트 보다 바지 차림을 즐기는 여성들이 부쩍 늘고 있다.박제된 아름다움보다 능력있고 활동적인 스타일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여성들이 일상 생활복 뿐 아니라 근무복조차 바지를 찾고 있는 것. 유니폼을 입는 백화점 등 일부 지역 기업에서도 시대흐름에 맞춰 치마정장·바지정장 중에서 골라서 입도록 바꾸는 곳까지 생겨났다.십대 틴에이지부터 40대 이상 커리어우먼(직장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바지를 찾으면서 젊은층은 재킷이나 패딩소재(누비옷) 코트에 스타킹처럼 딱 달라붙는 레깅스(쫄바지)를 입는것이 대유행이며, 전문직·고위공직자등 커리어우먼들도 스커트 정장 대신 재킷에 바지를 받쳐입는 튜닝을 더 선호하고 있다. 치마는 정장에 어울리는 점잖고 어두운 색상보다 밝고 화려하거나다양한 형태로 변화된 캐주얼스타일이 더 많이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폭좁은 바지정장이 유행이어서 지난해 입던 통넓은 바지를 줄여서 입고, 재킷에 쫄바지를 받쳐 입으니 한결 젊어진 기분"이라는 30대 직장인 배영희씨(대구시 남구 대명10동)는 직장동료들도 쫄바지나 시가렛트팬츠(담배개비처럼 가늘고 긴 바지)를 즐기는 이들이 적지않다고 전한다.

"치마정장을 찾는 사람이 20~30%%라면 바지정장을 찾는 이는 80~70%%"라는 디자이너 박영희씨(로벨리아 대표)는 활동성을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흐름에 따라 2년전부터 바지가 더 많이 나간다고 들려준다. 박씨는 정장차림이라도 안에 블라우스 대신 간편한 티셔츠를 받쳐입는 추세라고덧붙인다.

도쿄 프리텍스전을 다녀온 디자이너 최복호씨는 "보다 편리하고 활동적이면서도 남성과 동등한외양을 추구하는 유니섹스 열풍이 겹치면서 일본 긴자거리의 여성 스커트 착용률도 80년대70%%에서 현재 38%%대로 뚝 떨어졌다"고 들려준다. 그는 직업여성의 사회적 영향력의 증대와함께 30대 커리어우먼들이 패션을 주도하고, 남녀평등을 부르짖는 시대상황이 옷차림에도 영향을미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같은 바지차림이라도 편리함만을 중시하던데서 예전스타일에서 탈피, 첨단 소재를 활용하여 실용성위에 고급스러움과 여성스러움까지 표현하고 있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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