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극좌 무장단체인 투팍 아마루해방운동(MRTA)소속 게릴라들이 전세계가 공노할 인질극을벌여 지탄을 받고 있다. 게릴라들은 현지시간 17일 오후8시 일왕(日王)생일축하파티가 열리고 있는 페루 주재 일본대사관에 총기를 들고 난입, 아오키 모리히사(靑木盛久)일본대사를 비롯 프란시스코 투델라 페루외무장관등 2백여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중이다.
인질중에는 우리나라 이원영대사와 일본 미쓰비시상사 현지법인에 근무하는 재일동포 이명호씨(32)등이 포함되어 있으나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MRTA는 쿠바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면서 궁극적으론 공산정권 설립을 목표하고 있으며 활동양상은 도시지역을 교란시키는 게릴라전에 주력하고 있다. 게릴라들이 이번 페루주재 일본대사관에난입한 목적은 페루대통령 후지모리정권에 의해 날로 약화되고 있는 그들의 세력을 보강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보여진다.
게릴라들은 AK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하는 한편 '승리 아니면 죽음'이라고 쓴 슬로건 마스크를쓰고 종신형을 받고 복역중인 그들의 지도자 빅토르 폴라이를 비롯한 동료들의 석방을 우선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무장 게릴라들은 그들의 요구조건이 관철되지 않을 땐 페루외무장관을 처형하고 20분당 1명씩 인질들을 살해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
페루에는 MRTA에 우선하는 거대 반군조직인 센데로 루미소노(빛나는 길)가 모택동사상을 표방하며 산악과 밀림에서 활동하는등 80년대이후 페루의 게릴라활동은 번성과 몰락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까지 게릴라들의 반정부 좌익 투쟁에 희생된 사망자는 줄잡아 2만여명이 넘었으나 양대조직의 보스들이 구속, 종신형을 받게되자 세력은 크게 약화되어 있는 상태다.이번 일본대사관 난입사건은 게릴라들로선 막힌 골목 벗어나기식의 몸부림일지 모르지만 피해 당사국인 강대국들의 공분을 일으킨 자충수였다는게 테러전문가들의 견해이다. 7명의 인질이 잡혀있는 미국은 페루와 공조로 위기탈출방법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미국무부의 번스대변인은 '테러가 성공해서도 안되며 성공을 인정해서도 안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한편 우리 정부도 외무부를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는 한편 안전한 석방을 위해 페루와 일본정부에 요청하는등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중에 있지만 기민하고 실효성있는 대처가 있어야겠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피해 당사국들은 좌익게릴라 척결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후지모리대통령을비롯하여 중남미국가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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