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부끄럽다

입력 1996-12-17 14:17:00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준준결승전"

한국이 '사막의 복병' 이란의 덫에 걸려 탈락했다.

1,2회대회 우승에 이어 36년만에 정상복귀를 노리던 한국축구대표팀은 16일 밤(한국시간) 두바이알 막툼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1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 준준결승전에서 김도훈, 신태용이 분전했으나 알리 다에이(4골)를 앞세운 이란의 질풍노도에 2대6으로 역전패, 천신만고 끝에 얻은 4강진출 기회를 놓쳤다.

이란은 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에 이어 4강에 합류,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는 19일 결승진출을 다툰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아부다비에서 열린 중국과의 8강전에서 4대3으로 역전승했다.빠른 돌파로 초반 반짝하던 한국은 성난 파도처럼 몰아닥친 이란의 후반 공세에 추풍낙엽처럼 무너졌다.

황선홍이 발등부상으로 빠져 김도훈을 '원톱'에 박고 공격 2선에 김주성, 좌우에 고정운-서정원을투입해 초반 우세를 보이던 한국은 허기태가 알리 다에이를 밀착 마크하고 11분께 김주성의 도움을 받아 페널티지역 안쪽에서 김도훈이 오른발 슛, 쾌조의 스타트를 끊는 듯 했다.다에이가 집중 마크되자 이란은 전반 27분께 아지지가 문전을 노크했고 30분에는 미나반드가 차올린 왼쪽 코너킥을 카림 바케리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헤딩 슛, 동점 골을 터뜨렸다.박종환 감독은 서정원 대신 신태용을 투입, 전반 34분 김주성이 가슴으로 트래핑한 볼을 골 지역중앙으로 뛰어들며 재역전 골을 성공시켜 2대1로 앞섰다.

그러나 한국의 리드는 잠시였다.

후반들어 맹렬한 공세를 감행한 '사막의 전사들'은 페널티 지역 깊숙이 침투, 2만여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업고 소나기 슛을 퍼붓다 6분께 다에이의 어시스트를 아지지가 두번째 동점 골로 연결한 뒤 후반 21분께 다에이가 골 지역 왼쪽까지 침투, 결승골을 터뜨렸다.

홍명보가 밀착 마크했으나 다에이는 홍명보의 다리 사이로 여유있게 골을 장식해 1대1 대결에서도 한 수 위였다.

다에이는 3대2로 앞서던 후반 31분 1골을 더해 4대2로 달아나 한국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더니 37분, 44분(PK)에도 추가골을 몰아넣어 한국축구에 수모를 안겨줬다.

이란은 경기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릴 때까지 쉴 틈없이 몰아붙여 한국의 자존심을 맘껏짓밟았다.

◇8강전

이 란 6-2 한 국

△득점= 김도훈(전11분) 신태용(전34분,이상 한국) 바케리(전30분) 아지지(후6분) 알리 다에이(후21분, 후31분, 후37분, 후44분 이상 이란)

사 우 디 4-3 중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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