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동구 방촌동에 사는 임석암씨(78)는 매일 오후 1시쯤 호미와 괭이를 들고 금호강 무너미터로 향한다. 배추밭에 거름을 주고 비닐하우스 시금치가 제대로 자라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4년째 밭농사를 짓고 있는 임씨는 "몇년전만해도 밭이 드문드문 있었다"며 "최근 우방강촌타운입주후 아파트 주민들이 앞다퉈 밭을 일궈 부지런하지 않으면 자리잡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아파트 주변 '도심농부'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뒤늦게 '농부'대열에 합류한 주민들은 트럭으로 흙을 운반, 돌과 자갈이 가득한땅을 메워 밭을 일구고 있다. 심지어 돈을 주고 '경작권'을 사는 주민도 있다는 소문이다.이곳 주민들은 지난 94년엔 금호강변 송유관 매설공사로 애써 일궈놓은 밭을 갈아엎는 수난을 겪은뒤 새로 밭을 조성해야 했다.
국공유지가 대부분인 도심 텃밭은 도시민들에게 흙냄새에 대한 향수와 '건강한' 소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가 생기거나 공원으로 개발될 경우 '도심농부'들은 또다시 텃밭을 찾아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구 제2아양교에서 안심1동사이 4㎞구간 금호강 무너미터에는 30평 안팎의 이러한 도심 텃밭 1백여개가 빽빽히 조성돼 있다. 또 수성구 장원맨션과 수성구민운동장 뒤편 야산에도 주민들이 가꾼 텃밭이 늘어서 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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