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백두에서 알타이까지

입력 1996-12-14 00:00:00

우리말은 알타이 어족에 속한다고 한다. 알타이어족들은 기마민족의 후예다. 기마민족들은 활동범위가 넓고 투쟁심이 강하고 독립심이 강하다. 전세계에 소수로 무리지어 살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연합해 엄청난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들은 고대문명의 주역이었고 문화교류의 주역으로 근대사 이전에는 세계사의 주역들이었다.

민족이란 동질의식은 상당히 자의적이다. 중국은 십억을 한민족이라 생각하고 우리는 남북 합쳐칠천만을 한 민족이라 한다. 우리 국어의 특징은 지방간의 말의 차이가 다른 외국에 비해 적은것이라고 한다. 방언의 차이가 적다는 것은 민족의 범주를 상대적으로 좁게 잡은데 기인할 것이다. 고구려 시절 같은 백성이었던 말갈(만주족)도 우리처럼 백두산을 민족의 성산(聖山)으로 삼는백두족이지만, 같은 민족이라 여기지 않는 것도 같은 연유일 것이다.

배달 반만년이라 하면 백두족의 역사만은 아닐 것이다. 알타이어족 모두의 역사일 것이다. 통계언어학에서는 우리말이 만주어와 분화된 지는 2천년. 몽고어와는 4천년 정도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4천년 전에는 만주도 몽고도 우리와 같은 말을 썼다는 것이다. 그러하다면 민족적 동질의식도 가졌을 것이다.

알타이어족의 나라들은 같은 어원의 이름들을 사용한다. 구려, 고구려, 말갈, 물길, 몽골, 돌궐(투르크)처럼 '고려'와 같은 어원의 말을 쓰거나 마한, 진한, 지백특한국(티베트), 수밀이한국(슈메르), 일한국, 훈, 흉노, 헝가리, 핀란드처럼 한국의 '한'과 같은 어원의 말을 쓰고 있다. 이들은 한(간, 가한, 칸, 탄)이라는 황제나 금(김, 감, 가미, 고마, 곰)등의 임금 아래 '우리'라 하면서 각자 '고려'나 '한국'이라 했던 민족들이다.

이들은 모두 기마민족이다. 우리 기마민족이 다시 말을 타고 거침없이 달릴 수 없을까, 함께 달릴수 없을까, 백두에서 알타이까지.

〈고미술연구소 '솟대하늘' 대표〉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