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시장 섬유업체 선별지원 파장

입력 1996-12-12 14:48:00

문희갑 대구시장의 '섬유업체 선별지원' 발언이 있자 지역섬유업계는 이를 뼈아픈 지적으로 받아들이고 대전환의 계기로 삼자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이와함께 최근 부도위기는 과거 호황시절 장기적인 시장분석이나 전망없이 업체수와 생산시설을부풀려온 업계에 책임이 있다는 자성론도 제기되고 있다.

30여년간 지역업계는 정부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에 편승, 정치권과 정부에 '해바라기'만 해왔다며이제는 철저히 '홀로서기'를 배워야 할 때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와 각 조합은 이미 90년부터 오늘의 위기가 예견됐는데도 근본적인 대책마련 없이 자금수혈이란 일회성 처방에만 의존해왔다며 단체장들의 '지도력' 부재를 지탄하는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견섬유업체 ㅎ사장은 "그동안 지역업계가 위기때마다 자구적인 노력은 않고 정치권과 정부의 '시혜'만 바란 것이 부인못할 사실"이라며 "질적 성장없이 '팽창'만 해온 업계의 거품을 제거해야될 때"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ㅇ사장은 "긴급한 자금수혈로는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업계 스스로뼈아픈 각성과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대구시에 지원책을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문시장의 '적자생존' 논리는 원칙적으로 수긍하지만 현재의 급박한 상황에는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있다.

기업도산의 1차적 책임은 기업에 있지만 현재의 상황은 자금지원과 대출금 상환연장 등 정부차원의 지원없이는 '무더기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중견업체 ㅂ부사장은 "내년도 경기마저 하향국면이 예상되고 있어 이번 부도사태는 장기화 될 것"이라며 "금융지원 등 다각적인 조치가 없으면 자칫 섬유산업의 기반이 붕괴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문시장의 '결자해지(結者解之)'요구에 대해 업계는 이를 수긍하면서 문시장이 업계에 사고의 대전환을 요구했다면 대구시도 이에 상응하는 정책을 제시해줘야 앞뒤가 맞다는 주장이다. 모든 책임을 업계에만 미루고 '강건너 불보듯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역섬유업계의 문제를 '골칫덩어리'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아픔을 보듬어 주고 업계와 머리를맞대 해법(解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여론이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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